‘무패 사령탑’ 변성환 수원 삼성 감독에게도 ‘연승’은 절실했다. 승리 뒤 “오늘은 좀 힘들다”라고 솔직히 털어놓은 변 감독은 연승을 위해 그동안 쌓은 루틴과 전략을 모두 바꿨다는 과감한 선택을 돌아봤다.
수원은 18일 오후 7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27라운드에서 2-1로 이겼다.
전반 4분 만에 마일랏의 데뷔 득점이 터졌다. 후반전엔 하남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곧바로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은 김지호의 득점이 터졌다.
수원은 앞서 1위 FC안양, 이어 2위 전남마저 격파하는 상승세를 입증했다. 변성환 감독 부임 후엔 무려 리그 11경기 무패(5승 6무). 같은 날 경쟁 팀인 서울이랜드가 부천FC에 발목을 잡히면서 수원이 3위(승점 40)에 올랐다. 정확히 3달 전 순위를, 마침내 되찾은 수원이다.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변성환 감독은 “오늘 승리는 수원 부임 후 가장 힘든 결과였다. 기쁨도 2배다. 지금은 좀 많이 힘들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변성환 감독은 이날 전까지 리그 4승 6무를 기록했는데, 연승은 없었다. 앞서 무패의 기록이 “감흥 없다”라고 평한 변 감독이지만, 연승만큼은 달랐다. 변 감독은 “연승을 너무 하고 싶었다. 그런데 퐁당퐁당이 되니 많이 힘들었다. 이날 경기를 위해 루틴도 다 바꿨다”라고 털어놨다. “운이 좀 따라준 것 같다”라는 가벼운 농담도 덧붙였다.
변성환 감독이 설명한 기존 루틴 중 하나는 ‘복장’이었다. 승리했을 때의 복장을 유지하고, 홈팬들 앞에서는 정장을 입었다는 게 변 감독의 설명이다. 다가오는 경기에서도 이날의 트레이닝 복장을 입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변성환 감독은 ‘전략의 타이밍’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선제골을 노렸고, 이후 홍원진 선수를 활용한 백5 시프트 전략을 택했다. 상대를 1대1로 저지하고, 3톱은 전방에 배치해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하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그 전략대로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변성환 감독이 언급한 ‘홍원진 시프트’는 단 이틀 준비한 전략이었다. 변 감독은 “휴식 이후 3일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컨디셔닝을 제외하면 이틀이다. 완벽하게 준비하는 건 쉽진 않다. 다만 상대가 백4로 나오고 사이드가 높이 올라오는 걸 봤기에, 백5로 맞서 1대1 싸움을 걸 생각이었다. 이날은 전남이 다이렉트 플레이를 많이 하느라 우리의 소유 시간은 적었다. 다만 별다른 공격 찬스를 내주지 않았다. 우리가 준비한 전략대로 맞아떨어진 경기”라고 설명했다.
앞서 변성환 감독은 “3연승을 해야 내 축구를 펼치기 가장 좋은 때”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취재진이 해당 발언을 다시 전하자, 변 감독은 “사실 오늘은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 이날 경기는 내가 원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늘은 내 전략, 스타일을 버리고 완전히 결과를 잡는 데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변성환 감독은 “내가 원하는 축구는 사실 지속적으로 우리가 주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상대를 뛰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이기는 축구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실리’를 택한 수원의 선택은 적중했다. 마침 수원의 다음 상대는 4위의 서울이랜드(승점 38)다. 상대 추격을 뿌리치고, 상위권을 위협할 기회가 찾아왔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