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저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현재 저와 같은 상황으로 투병 중이신 모든 분들, 그리고 함께 이겨내고 계실 가족과 주변 분들을 응원합니다.”
영화 ‘빅토리’의 제작자가 유방암 투병을 고백해 누리꾼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지난 16일 한 유방암 환우 카페에는 ‘투병 2년 차에 내가 만든 영화 빅토리가 개봉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은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 퍼지며 주목받고 있다.
해당 글의 작성자 A씨는 “나는 유방암 3기, 현재는 3년 차이다. 나는 영화 제작자이고, 이 영화는 내가 투병 시절에 기획하여 2년 차에 촬영을 했고, 며칠 전인 8월 14일 개봉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촬영 기간 미리 나를 알았던 분들 말고는 대부분의 배우, 스태프들은 내가 유방암 환자라는 사실을 모른 채 촬영했다”고 고백했다. 현재도 투약과 치료를 병행 중이며 수반되는 관절염과 불면증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주변에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항암을 견디는 동안, 그간의 영화 제작이 힘들어 암에 걸린 건 아닐까 싶어 20년 넘게 해오던 영화를 그만둘지도 고민했다는 A씨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안 하는 것 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해야 내가 더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투병 중에도 촬영장으로 향했다”며 “촬영장에 있는 게 침대에 누워있을 때보다 나는 더 편하더라”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그렇게 내가 만든 여러 편의 영화 중에 나의 힘든 투병 시간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준, 그리고 내가 스스로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었던 이 영화가 나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견디고 계실 분들께 힘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빅토리’를 소개했다.
‘빅토리’는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스스로와 모두를 응원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혜리가 주인공 필선 역으로 극을 이끌며, 박세완, 조아람, 이정하 등 배우들이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 성장기를 펼쳐 호평받고 있다.
A씨는 “이 영화에 울음 포인트가 몇 개 있는데 내가 울면 가족들이 더 힘들 거 같아서 엄청 참아오던 눈물을 이 영화 핑계로 대놓고 엉엉 울어도 봤다”라며 “나는 나를 응원한다. 그리고 현재 나와 같은 상황으로 투병 중이신 모든 분들, 그리고 함께 이겨내고 계실 가족과 주변 분들을 응원한다. 나에게 오늘 하루가 빅토리인 것에 감사하며”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 사연의 주인공은 ‘빅토리’의 제작사 안나푸르나필름의 이안나 대표다. 이 대표는 프로듀서 시절 영화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등을 만들어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자신의 이름을 건 안나푸르나필름을 설립한 후로는 ‘타짜-신의 손’(2014)부터 ‘레슬러’(2017), ‘스윙키즈’(2017), ‘막걸리가 알려줄거야’(2023) 등 다양한 장르와 색깔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베테랑 제작자이다.
이번 작품은 745만 관객이라는 큰 사랑을 받은 ‘써니’처럼 한명한명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희망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톤으로 완성됐다. 20일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이 대표는 해당 게시글을 작성한게 맞다며 조심스럽게 기사화에 동의했다.
개봉 전 일간스포츠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이 대표는 “난 영화의 힘을 믿는다. 영화만이 주는 동질감, 힐링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이 영화를 통해 받고자 했던 것, 그리고 받았던 것이 관객들에게도 꼭 전달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그 진심은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관객에게 닿고 있다. 그를 뒷받침하는 실 관람지수는 20일 오후 기준 CGV골든에그지수 96%(100% 만점)를 기록 중이다. 상대적으로 평가가 박한 네이버영화 실관람객 평점 역시 8.13점(10점 만점)으로 집계됐다.
이 대표의 이번 고백에 “쾌차하세요! 좋은 영화 감사합니다”, “보고 엄청 응원받는 느낌이었는데 제작자님이 스스로 그리고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많은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으셨구나”, “영화 제목처럼 꼭 투병에서 승리하시길” 등 누리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