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8월 13일) "4년째 선발했으면 어느 정도 수치가 나와야 한다." (8월 7일)
올해 SSG 랜더스의 풀지 못한 숙제 중 하나가 오원석(23)의 성장이다. 입단 당시 '제2의 김광현'으로 주목받은 오원석은 지난 두 시즌 연속 규정이닝(144이닝)을 소화했다. 프로 5년 차인 올 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기대됐지만 현실은 제자리걸음. 그를 향한 이숭용 SSG 감독의 발언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오원석의 기록은 20일 기준으로 6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4.94이다. 전반기(18경기, 평균자책점 4.15)에는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후반기(7경기 평균자책점 7.52)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숭용 감독의 평가도 냉정해졌다. 지난 13일 이 감독은 오원석을 두고 "내년 선발 뎁스(선수층)를 만드는 게 목표인데 올해처럼 한다면 서바이벌(생존 경쟁)에서 쉽지 않을 거"라며 "절박하게 노력하고 고민해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오원석은 구위형 투수가 아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해 오원석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2㎞/h. 하위 38% 수준에 머문다. 제구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9이닝당 볼넷이 4.54개로 많다. 규정이닝을 소화했다면 리그 최하위. 선발 등판한 23경기(불펜 2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두 번뿐이다. 주 무기 커브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체제에서 효과적일 거라는 전망이 무색한 성적표다.
오원석은 지난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와 3분의 2이닝 6피안타 2실점했다. 시즌 세 번째 QS를 눈앞에 두고 강판당했다. 6회 2사 1루에서 허용한 볼넷이 화근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5이닝 넘게 잘 던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SSG는 오원석을 팀의 미래라고 판단한다. 그만큼 기회를 꾸준히 주고 있다. 올 시즌만 하더라도 선발 등판 횟수가 팀 내 김광현(24경기) 다음으로 많다. 프로 2년 차 송영진과 함께 로테이션 한 자리를 지키지만, 부진이 반복되면 계획이 수정될 수 있다. 이달 초 이숭용 감독은 "(오원석은) 선발 경험 4년째인데 본인이 더 독하게 붙어야 한다. 더 노력해 줬으면 한다"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