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영(28)은 미국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에 가야 한다. 그는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꿨던 꿈을 이루는 것은 물론, 열렬히 응원하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UFC 입성이란 꿈을 이루기까진 딱 두 걸음 남았다. 지난 5월 열린 로드 투 UFC 8강에서 노세 쇼헤이(일본)를 압도한 유수영은 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레슬링 강자 다얼미스 자우파스(중국)와 밴텀급(61.2㎏) 준결승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기고 결승전까지 승리한다면, UFC와 계약할 수 있다.
유수영은 최근 본지를 통해 “UFC와 계약하는 게 내 꿈이다. 무조건 가고 싶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팀원들이 믿어줘서 꼭 가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면서 “내가 유튜브에서 유명해지고 점점 이기다 보니 부모님께서 특히 내 꿈을 지지해 주신다. 본인들의 삶보다 내 꿈을 더 많이 생각해 주시는데, 내가 꼭 UFC에 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여느 MMA 선수 부모가 그렇듯, 유수영의 부모도 아들이 다치는 걸 마음 아파했다. 하지만 군 제대 후 유수영이 케이지 위에서 승리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특히 그의 어머니는 평소 멘털 케어를 해주기도 하는 든든한 후원자다.
유수영은 “UFC에 가면 엄마랑 쇼핑 가서 사고 싶은 것을 다 사드리고 싶다. 아버지께서는 지금껏 한 번도 새 차를 사보신 적이 없는데, UFC에 가서 차를 바꿔드리고 싶다. 새 차를 모시면 기분이 좋으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국내 무대에서는 적수가 없다고 평가되는 유수영의 별명은 ‘유짓수(유수영+주짓수)’다. 주짓수 블랙벨트(최상위 띠) 소유자인 그는 끈적한 그라운드 싸움이 발군이다. 확실한 무기를 앞세워 블랙컴뱃 세 체급(밴텀·페더·라이트) 챔피언을 지냈고, 카자흐스탄 나이자FC 밴텀급 왕좌에도 올랐다.
팬들이 매기는 국내 밴텀급 파이터 서열에는 당연히 그의 이름이 꼭 들어간다. 체급별 랭킹은 선수들도 받는 단골 질문이다. 유수영은 “나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활발히 활동하고 어디에서 뛰냐가 중요한 것 같다”면서 “1위는 강경호, 2위는 김수철, 3위는 이창호 선수다. UFC에 가면 내가 2위 정도로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라며 웃었다.
꿈을 이루려면 바로 앞 상대인 자우파스부터 넘어야 한다. 유수영은 “그 선수는 레슬링 위주의 그래플링이 강하다. 나는 그래플링과 레슬링이 합쳐진 ‘레짓수’ 느낌이 강하다. 내 무기가 훨씬 많다. (자우파스는) 테이크 다운을 위한 레슬링이고, 나는 MMA를 위한 레슬링”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그래플러끼리 만나면 타격전 양상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유수영은 “(자우파스는) 타격 무기가 없다. (서로) 구르고, 붙고, 때리고, 넘어뜨리려고 하는 움직임이 많을 것 같다.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리어 사상 가장 중대한 일전에 나서는 유수영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우승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나간다. 응원해 주시면 힘이 많이 날 것 같다”라며 지지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