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안 따라줘서 굉장히 많이 울었다. 이래서 '다시 대회 출전이 가능할까, 우승할 수 있을까' 많이 걱정했다."
지난 5월 맹장 수술을 한 박지영(28)이 개인 통산 10승을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그는 25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한화 클래식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를 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2위 황유민(10언더파 278타)을 세 타 차로 제쳤다.
박지영의 메이저 대회 우승은 지난해 9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이후 두 번째다. 그는 "이 대회에서 우승해보고 은퇴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통산 10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기록해 정말 기쁘다"라며 웃었다.
올해 4월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 5월 교촌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한 그는 지난해에 이어 시즌 3승을 달성, 박현경·이예원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아울러 2014년 5월 KLPGA 입회 후 10년 만에 개인 통산 10승(역대 15번째)을 달성했다.
박지영은 5월까지 7개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과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1위를 질주했다. 당시 그는 "(3승을 거둔) 지난해보다 많은 4승을 목표로 달리겠다"라고 밝혔다.
5월 말 맹장 수술을 받으며 페이스가 흔들렸다. 당시 많이 울었다는 박지영은 "수술 후 2주 차부터 재활 훈련을 시작했다. 골프는 배의 힘이 중요한데 힘이 안 들어가더라. 굉장히 좌절했다. '대회 출전은 가능할까, 9개 홀을 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다"고 털어놓았다.
박지영은 의료진의 권유보다 이른 6월 중순(DB그룹 한국여자오픈) 필드로 돌아왔다. 6월 말 BC 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박현경, 윤이나와 3차 연정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기간에도 박지영은 진통제를 먹고 대회에 나섰다. 그는 "(수술 전) 상승세를 달린 터라 대회에 빨리 나오고 싶어서 조금 무리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골프채를 잡지 않고 2주는 푹 쉴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후반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공동 6위) 더헤븐 마스터즈(공동 5위)에서 선전한 박지영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 대상 포인트(374점)와 상금(9억5610만2717원) 부문 2위로 올라섰다. 이 대회 우승 상금 3억600만원을 받은 박지영은 누적 상금 50억원 돌파(현재 49억5512만원·역대 3위)를 앞두고 있다.
이예원·이가영과 챔피언조로 나선 박지영은 4~6번 홀에에서 연속 버디를 올리며 선두로 도약했다. 11번 홀(파4)에선 11.8m 롱 버디 퍼트를 낚았다. 이후 2위 황유민과 2~3타 차 간격을 유지하다가 마지막 홀에서 우승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박지영은 "선수분과위원장을 2년째 맡으면서 많이 성장했다. 원래 감정적인 스타일이었는데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해결하는 역할을 맡으면서 이성적으로 바뀌었다. '인간 박지영'으로서 많이 성장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즌 4승을 노렸던 이예원은 1~3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날 5타를 잃어 6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