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구세대의 관습은 없어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올림픽 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택규 회장은 이날 전남 목포체육관에서 개막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행사에 참석해 “전체적으로 구세대의 관습은 없애야 한다”며 “예를 들어 국가대표 선발, 후원과 계약에 대한 규정을 모두 손봐야 한다. 선수가 국가대표 생활을 편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도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얼마나 (한이) 맺혔다는 것이겠느냐. (협회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안세영 선수가 의견을 낸 부분에 대해서 전부 검토할 것”이라며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동시에 김택규 회장은 다른 종목과의 통일성을 언급하면서 “대한체육회 가맹단체들과 전체적인 흐름은 같아야 한다. 제가 혼자 모든 것을 판단해서 혼자 결정할 일은 아니”라며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 어디가 됐든 (제도 개선에 대한) 합의점이 나오면 그에 맞춰 개선은 이뤄져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김학균 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는 “수십명의 선수들과 코치진을 지도하려면 여러 자질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개인적인 성향이 많지 않았나 싶다. 올림픽 출전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운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잘하는 선수들과의 소통도 진짜 원활히 이뤄졌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평했다.
안세영은 이달 초 파리에서 끝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그간 대표팀의 운영 방식을 비판하며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라는 소신 발언을 남겼다. 특히 국가대표 선발과 후원·계약 관련 규정 재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협회를 향한 여러 의혹이 줄을 잇기도 했다. 특히 일부 직원을 향한 폭언, 정부 사업을 통한 이면 계약 의혹 등에 대해서도 사실과 어느 정도 다르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임원진의 후원이 전무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배드민턴협회는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임원이 후원금을) 낸 적이 한 번도 없다. 협회 정관에 임원에게 분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집어넣으면 해결될 일”이라고 대응했다.
한편 김택규 회장은 협회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엘리트 체육 인사들이 행정을 방해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이사회 때마다 한 번도 내 의견이 관철된 적이 없다”며 “‘무능한 회장’이 안세영 선수의 말로 인해 선수들의 불편함을 알게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세영 선수가 말한 것에 대해 무엇을 개선할지 의논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그 사람들은 지금도 관심 없고 비방만 하고 있다. 엘리트 출신 인사들이 그러고 다닐 게 아니라 대안을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