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유격수로 뛸 수 있지만, 그의 가장 큰 가치는 다재다능함이다."
2024시즌 메이저리그(MLB)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기대보다 낮은 성적을 거뒀지만, 김하성에 대한 관심 역시 뜨겁다.
미국 ESPN의 저명 기자인 제프 파산은 28일(한국시간) '이른 MLB FA 예상: 소토, 번스, 기타등등'이라는 기사로 올 시즌 후 FA가 되는 주요 선수들을 소개했다.
김하성이 등장한 건 유격수 부분이다. 주인공은 김하성이 아닌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브루어스)다. 파산은 아다메스에 대해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 외 선수들만큼 유리한 위치에서 FA가 됐다. 이번 주로 29세가 된 아다메스는 올 시즌 타구 데이터에서 콘택트 질, 선구안, 기대 성적 등 모든 면에서 이전보다 개선됐다"며 "무엇보다도 그는 유격수로 활약 중"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특히 유격수는 언제나 FA 시장에서 환영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엔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나 잰더 보가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이 꾸준히 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파산은 "MLB 역대 게약 총액 상위 20건 중 절반이 주로 유격수로 뛰어온 선수들"이라며 "아다메스가 그 수준의 계약을 받는 건 아니겠지만, (최고 유격수로서) 시장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소개했다.
김하성이 등장한 건 그 다음이다. 다만 파산은 김하성을 아다메스의 경쟁자라기보단 다른 장점을 가진 선수로 봤다. 그는 "김하성도 지금 유격수를 맡고 있지만, 각 팀들은 그의 가장 큰 가치가 다재다능함이라고 본다"며 "내야 포지션 3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산의 말처럼 김하성은 MLB 데뷔 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꾸준히 경력을 쌓았다. 2021년 입단 직후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존재로 주전 유격수가 되지 못했으나 내야 전 포지션을 백업했고, 2022년부터는 정상급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골드글러브 후보에 오르기 시작했다. 2023년 마침내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됐고, 타율 0.260 17홈런 38도루로 활약하는 등 공격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다만 올 시즌 성적이 지난해에 미치지 못했다. 보가츠와 경쟁에서 이기고 주전 유격수가 됐지만, 타격 성적은 27일 기준 타율 0.233 11홈런 22도루에 그친다. 파산을 비롯해 현지 매체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수비 장점이 뚜렷한 김하성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보는 셈이다. ESPN은 이미 앞서 FA 시장을 전망하면서 김하성을 1억 달러 이상, 2억 달러 이하로 받을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분류한 바 있다.
한편 김하성은 지난 19일 경기 중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가 오늘(28일) 선수단에 합류했다. 향후 로스터에 복귀한 후 활약 여부에 따라 시즌 후 몸값 역시도 바뀔 여지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