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또 하나의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김도영은 2일 기준으로 올 시즌 98타점을 기록, 데뷔 첫 100타점 초읽기에 들어갔다. KIA의 잔여 정규시즌 일정(18경기)과 김도영의 타점 페이스(경기당 0.79)를 고려하면 기록 달성은 시간 문제. 100타점 고지를 정복하면 타율 0.300-30홈런-30도루-100득점-100타점 퍼즐을 완성하게 된다. 김도영은 이미 30홈런-30도루-100득점을 해냈고, 시즌 타율도 0.347(479타수 166안타)로 높다.
타율 0.300-30홈런-30도루도 어려운 기록이다. 이는 타격의 정확도와 파워, 주루 능력을 두루 갖춰야 가능한 호타준족의 상징. KBO리그 역대 6명(이종범·이병규·제이 데이비스·홍현우·박재홍·에릭 테임즈)의 선수만 달성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여기에 100득점-100타점을 추가하는 건 더욱 까다롭다. 두 기록 모두 팀 동료의 도움 없이 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역대 타율 0.300-30홈런-30도루-100득점-100타점은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 유니콘스) 2015년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 등 두 명의 선수만 이룬 대업. KBO리그 통산 타격 1위 이정후(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이 기록엔 근접하지 못했다.
올 시즌 김도영에게는 '기록 브레이커'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지난 4월 리그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을 시작으로 역대 5번째 전반기 20-20 클럽,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30 클럽, 역대 최연소 선점·최소 경기 100득점, 역대 두 번째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부터 홈런까지 차례로 때려내는 기록) 등 숱한 프로야구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가시권에 들어온 또 다른 기록도 있다. 김도영은 홈런 5개, 도루 4개를 추가하면 2015년 테임즈 이후 9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40-40 클럽에 가입한다. 이범호 KIA 감독은 "30-30을 했으면 그다음에는 이제 또 40-40을 향해야 한다고 생각할 성격"이라고 김도영을 평가했다. 하지만 김도영 40-40에 대해서는 몸을 낮춘다. 좀처럼 기록 욕심을 드러내지 않는 그지만 타율 0.300-30홈런-30도루-100득점-100타점은 다른 얘기다.
김도영은 "팀 우승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데 개인적인 기록은 (앞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게) 그것(타율 0.300-30홈런-30도루-100득점-100타점)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10경기에서 9타점을 몰아친 만큼 3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대기록이 수립될 수 있다. 그는 "팀 우승과 해당 기록을 이번 시즌 동시에 달성하게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그렇기 위해서는 다치지 않고 꾸준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의식하지 않고 내 플레이를 하다 보면 기록은 나올 것이다. 하던 대로 끝까지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