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풀백’ 황문기(28·강원FC)가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심경을 전하면서 현재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황문기는 3일 대한축구협회(KFA)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이번에야 처음 대표팀에 승선했다. ‘늦은 감이 있다’라고들 얘기도 해주신다. 사실 축구를 하면서 미드필더를 주로 봤다. 작년 말쯤에야 풀백으로 전향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발탁이 된 것 같다”라고 몸을 낮췄다.
실제로 황문기는 포지션 변경 뒤 올 시즌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특히 소속팀인 리그 1위를 질주하며 강팀으로 거듭났다. 황문기는 강원의 핵심 오른쪽 수비수다. 그는 대표팀 발탁에 대해 “홍명보 감독님께서 오신다는 걸 김천 상무전 끝나고 알았다. 우리 팀 순위가 높으니 경기를 보러 오신 게 아닐까. 나를 보러 오시진 않았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에 KFA 관계자가 “황문기 선수를 보러 두 번이나 갔다”고 전하자, 황문기는 “최대한 신경 안 쓰고, 팀에서의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했다”라고 돌아봤다.
황문기는 이번 소집 전까지 이렇다 할 연령별 대표팀 기록이 없다.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서 3경기 출전한 게 전부다. 단순 계산으로는 1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셈이다. 포지션 전환이 ‘신의 한 수’로 꼽힌 배경이다. 황문기는 “나도 상상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동계 훈련을 하면서 (윤정환) 감독님이 ‘단점을 보완하면, 대표팀에 갈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말씀을 하시긴 했다.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믿기지 않는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풀백의 세대교체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대표팀 입장에선 황문기의 등장이 반갑다. 당장 2년 뒤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기도 한다. 하지만 황문기는 ‘현재’에 집중한다. 그는 “월드컵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어진 환경과 현실, 그리고 지금이 제일 중요하다. 매 훈련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있다 보면 나중에 좋은 자리에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편 황문기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훈련을 해봤는데, 아직 긴장이 된다. 아는 사람이 없어서 빨리 친해져야 할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현대고등학교 선배인 정승현 형과 후배인 이동경 선수가 나를 챙겨주고 있다”면서 “‘같이 다니자’는 말 한마디가 나를 잘 챙겨주는 것 같아 도움이 된다”라고 솔직한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전날 소집해 회복 훈련만을 진행했다. 3일 늦은 오후에는 완전체가 결성, 선수단 단체 미팅 뒤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