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를 상징하는 번호만 달다가 ‘30번’을 부여받았다. 최근 아스널로 이적한 라힘 스털링의 이야기다.
아스널은 3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털링이 30번을 입고 올 시즌을 소화한다고 발표했다.
스털링은 여름 이적시장 막판에 첼시를 떠나 아스널로 임대 이적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엔조 마레스카 감독이 첼시 지휘봉을 쥐면서 입지가 좁아졌고, 리그 개막 2경기에서 명단 제외됐다. 등번호 7번도 신입생 페드로 네투에게 갔다.
결국 또 다른 런던팀 아스널을 택한 스털링은 다소 어색한 30번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피치를 누빈다. 팀 내 에이스를 뜻하는 10번도 현재 비어 있는데, 왜 30번을 택했는지는 의문이다.
아스널의 30번은 과거 박주영(울산 HD)이 아스널에서 잠시 받았던 번호다. 박주영은 2011년 8월 아스널 입단 당시 9번을 달았다. 하지만 2012~13시즌을 앞두고 루카스 포돌스키가 아스널에 합류하면서 9번을 내줬고, 잠시 30번을 소유하게 됐다. 물론 30번을 받은 며칠 뒤 셀타 비고(스페인)로 임대 이적하면서 이 번호를 달고 공식전을 소화하진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수준급 윙어로 꼽히는 스털링은 그동안 소위 좋은 번호만 달았다.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에서도 7번을 썼고,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10번을 소유했다. 커리어 초기인 리버풀에서 31번을 사용한 바 있다.
스털링은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밑에서 기량이 만개했다. 빅 찬스를 놓치는 선수로 각인돼 있지만, 2017~18시즌부터 다섯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2019~20시즌에는 EPL 20골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2년 첼시 이적 후에는 득점력이 뚝 떨어졌다. 물론 맨시티에서의 지원과는 분명 차이가 있지만, 두 시즌 연속 10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스털링 자체의 영향력도 EPL 내에서 점차 줄어가는 형세다.
스털링은 결국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과 함께하면서 반등에 성공해야 한다. 아르테타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코치로 맨시티에서 스털링을 지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