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대마'를 잡을 수 있을까. 가을야구 도전 길목에 섰던 SSG가 한유섬(35)의 솔로 홈런으로 값진 선취점을 뽑았다.
한유섬은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 4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회 말 라이언 와이스에게 솔로 홈런(시즌 22호)을 터뜨렸다. 5회 초까지 이어지던 0-0 균형을 깨는 선제포였다.
한유섬의 방망이에 걸려든 건 와이스가 자랑하는 세 번째 구종, 너클 커브였다. 평균 148㎞/h 직구와 함께 올 시즌 '마구'로 여겨지던 스위퍼를 던지는 와이스는 세 번째 구종 너클커브 역시 유용하게 사용하며 KBO리그에 안착하던 중이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도 4회 말까지 1피안타 6탈삼진을 기록하며 쾌진격했다.
그런데 5회 한유섬에게 일격을 내줬다. 한유섬은 2스트라이크로 먼저 몰렸지만, 와이스가 3구째 던진 커브 스트라이크를 놓치지 않았다. 와이스의 너클 커브는 한유섬의 바깥쪽 스트라이크존 코너로 예리하게 꽂혔으나 한유섬의 방망이가 와이스의 커브를 기다렸다는 듯 밀어냈고 타구는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한유섬의 시즌 22호포.
SSG로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선취점이다. 이날 SSG는 선발로 2년 차 영건 송영진을 출격시켰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5.80의 송영진은 잠재력은 있으나 8월 이후 평균자책점 2.08로 쾌진격 중이던 와이스의 무게감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와이스와 송영진이 대등한 투수전을 펼치면서 경기 흐름이 달라졌다. 송영진은 5회까지 와이스와 같은 3피안타만 기록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냈다. 5회 말 한유섬의 홈런이 더해진 덕분에 승리 투수 요건까지 얻게 됐다. 만약 SSG가 리드를 끝까지 지키게 된다면 한유섬이 친 홈런의 의미가 한 점 그 이상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