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상위 지명 판도가 빅4에서 빅5로 확장하면서 전체 5순위 지명권을 행사할 KIA 타이거즈가 반색하고 있다. 아울러 '야수 1순위 후보' 박준순(덕수고)의 행선지는 2파전으로 압축됐다.
11일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는 당초 빅4 자원(정현우·정우주·김태현·김태형)에 관심이 쏠렸다. 그런데 왼손 투수 배찬승(대구고)이 최근 대만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주가를 끌어올려 상위권 판도를 흔들었다. 최대 전체 3순위 지명 후보로까지 거론돼 셈법이 복잡해졌다. 다만 KIA로선 쾌재를 부를만한 상황이다. 톱4 구도에선 대어를 바로 눈앞에서 놓칠 수 있었지만, 톱5 체제에선 다르기 때문이다.
A 구단 단장은 "배찬승이 앞에서 (4순위 이내) 호명되면 빅4 중의 하나가 남는다"라며 "(그게 아니더라도 배찬승을 뽑으면 되니까) KIA가 대박이다. 그 선수들이 전체 5번까지 갈 선수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고 김영우, 세광고 권민규 등도 1라운드 지명 후보로 거론되지만, 빅5 구도가 확고해 KIA의 고민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KIA 내부적으로도 1라운드보다 여러 가능성이 혼재된 2라운드 지명에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관심이 쏠리는 건 전체 6~7순위 지명권을 가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이다. 키움이 박준순에게 관심 있다는 건 프로야구 현장의 공공연한 비밀. 박준순은 덕수고를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끈 주전 내야수로 올해 고교리그 타율이 0.442에 이른다. 박준순을 야구 전체 1순위 후보로 꼽은 B 고교 감독은 "어릴 때부터 경기를 많이 뛰었다. 좋은 팀에 있으면서 경기를 많이 하니 투수를 상대하는 능력이 준수하다. 과감하게 자기 스윙하는 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2루수 김혜성이 올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할 키움으로선 그의 빈자리를 채울 카드로 박준순이 안성맞춤이다. 관건은 키움보다 먼저 지명권을 행사할 두산의 선택이다. 두산이 박준순을 지명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면서 묘한 구도가 형성됐다.
한 아마야구 관계자는 "박준순이 야수 전체 1순위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1라운드 전체 7순위 이후로는 밀리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박준순을 두산이 뽑으면 키움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충훈고 김서준 등을 비롯한 투수 지명을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