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럽지 않다는 반응은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연차와 관계 없이 늘 활동하는 가수로 비춰지고 싶어요.”
그룹 샤이니 멤버 키가 23일 오후 6시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플레저 숍’을 발매하고 본격적인 음악 활동에 나선다. 키의 컴백은 지난해 9월 발매한 ‘굿 앤 그레이트’ 이후 약 1년 만. 컴백에 앞서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을 만난 키는 “본업이 음악이고, 준비가 되면 나오는 것이니 당연한 컴백이다. 팬들이 좋아해주실 수 있는 음악을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즐겁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 곡 ‘플레저 숍’을 포함해 ‘오버띵크’, ‘골든’, ‘아이 노우’, ‘고잉 업’, ‘노바케인’ 등 하우스 장르 위주의 총 6곡이 수록됐다.
2015년 발표한 샤이니의 히트곡 ‘뷰’에 이어 하우스 장르에 도전한 데 대해 키는 “우리에게 (하우스 장르의)오리지널리티가 있다고 할 순 없겠지만 당시로선 업계에서 하우스 장르를 많이 하진 않았었다”며 “당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었는데 요즘도 좋아해주시는 걸 보면서 막연하게 ‘내가 했던 건데도 나의 정체성일 수도 있겠다,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곡 수집 과정에서 하우스 장르를 염두하고 정해봤다”고 말했다.
‘플레저 숍’은 독특한 신스 패드 패턴과 드럼 비트가 댄서블하게 어우러진 일렉트로 하우스 장르의 곡으로, 청량한 보컬과 다이내믹한 랩을 오가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키가 작사에 참여한 가사에는 자신만의 세계로 사람들을 이끄는 ‘사이보그 키’의 스토리를 담아 듣는 재미를 배가했다.
키는 “현재 사회에 대한 비판은 아니고, 이 세계관 안에서 생각했을 때 ‘기쁨을 파는 숍’으로 생각하고 싶었다. 마냥 들으면 굉장히 신나는 곡 같지만 가사 곳곳에 ‘쎄’할 수 있는 포인트를 배치해서 ‘기쁨을 얻으려나 얻지 못하려나’ 하는 부분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를 투영해서 훨씬 더 앞서간 안 좋은 미래를 예상해 본 것이다. 나 자체를 프로그래밍해서 컴퓨터 안의 AI가 살고 있고 그 친구와 만난다면 어떨까 등을 상상하며 만들어 본 곡”이라 덧붙였다.
타이틀곡 작사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데 대해서는 “작사진이 진짜 많다. 원하는 결과물을 끌어내기까지 정말 힘들었는데, 참여했다고 하기 부끄럽지만 군데군데 너무 밝기만 한 표현들의 문장이나 단어를 바꾸고 원하는 요소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솔로 작업물이 쌓여가며 점점 자신의 정체성을 공고히 해가고 있는 키. 그는 “나의 정체성을 특정 장르로 얘기하긴 어렵다. 열심히 잘 만들었구나, 웰메이드라는 표현만으로도 감사하지만 내안의 것을 잘 끄집어내면 그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가수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트레디함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키는 “나는 당연히 시대를 빨리 읽고 싶어하고, 연차와 상관 없이 늘 활동하는 가수로 비춰지고 싶다. 그런 마음이 음악에도 연결되는 것 같다. 내 노래를 고를 때 ‘너무 샤이니 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굳이 하진 않는다. 어차피 내가 샤이니 멤버이기 때문에, 그 때 내가 좋은 것,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걸 하려고 계속 찾다 보니 직원들도 함께 노력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촌스럽지 않다는 말씀은 너무 감사하고, 그런 노력이 허튼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만 할 수 있는, 우리에게 입혔을 때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것에 집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6년에 달하는, 지난 활동 시간을 솔직하게 돌아본 키는 향후 다가올 시간에 대해서도 담담히 전했다. 키는 “‘에잇틴’이나 ‘미러 미러’는 과거의 내 불안했던 마음을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아서, 스스로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내가 추구하거나 원하는 게 있다기보다는, 예전에 생각했을 때 나는 지금 이 연차에도 컴백 축하를 한다던지 이렇게 앉아 있다는 걸 상상할 수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평균적으로 생각하는 우리 직업의 수명이 있어서, 지금쯤 뭐 하고 있을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도 앨범을 내고 팀이 건강하게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다른 미래를 꿈꾼다기보다는 계속 꾸준히 앨범 내고, 지치면 쉬어도 되고, 그런 마음으로 활동하며 살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팀으로 할 때는, 처음의 원동력은 ‘쟤네 정말 열심히 한다’는 얘기를 너무 듣고 싶어서, 전작 이기고 싶어하고, 칭찬 듣고 싶어하며 작업을 했었어요. 솔로로서는 여러 해를 지나면서 이제 이름 알리고 있는데, 너무 좋잖아요. 그 재미로 즐겁게 하고 있고, 요즘 들어오는 일들은 나에 대한 신뢰, 믿음으로 들어오는 일이라는 게 너무 좋아요. 원동력이 다른 데 있다기보다는, ‘이걸 안 할 순 없지’라고 자동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고요. 이게 저의 직업이라, 다른 원동력이 따로 없는 것 같고, 나는 늘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