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번 이상 1착(1위)을 해낸 경정 선수는 총 31명이었다. 올해는 24일 기준으로 12명뿐이다. 전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의미. '투톱' 김민준(13기·A1)과 심상철(7기·A1)은 각각 41승과 40승을 거두며 저력을 보여줬지만, 고전을 면치 못한 강자들이 많았다.
김민천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33승으로 다승 부문 4위에 올라 있고, 승률(40%), 연대율(68%), 삼연대율(78.7%) 모두 준수하다.
2002년 2기로 경정에 입문한 김민천은 2011년 36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열었다. 데뷔 처음으로 다승왕을 차지했고, 이사장배 왕중왕전과 헤럴드배 등 대상 경주도 제패했다. 김민천은 이후 2018년까지 대상 경주 우승 2회, 준우승 2회, 3위 1회를 기록하는 등 준수한 성적으로 정상급 자리를 지켰다.
김민천은 2019년 열린 대상 경주에서는 연달아 예선 탈락하며 고전하며 고비를 맞이했다. 하지만 2022년 쿠리하라배 특별 경정에서 3위, 2023년 스포츠월드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재도약했다. 올해 6월 이사장배 대상 경주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김민천은 지난해까지 통산 413승을 거뒀다. 커리어 22시즌 중 20시즌 동안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올해는 다승 커리어 하이인 36승(2009년)을 넘어설 전망이다.
김민천의 강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안정적인 출발을 꼽을 수 있다. 그는 23년째 선수 생활을 하며 사전 출발 위반(플라잉)을 7번밖에 범하지 않았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평균 출발 기록은 0.33초였고, 2011년부터 올해까지 평균 출발 기록은 0.24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빨라지고 있다.
두 번째 장점은 경주를 보는 시야가 넓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출발을 빠르게 한 선수가 있다면, 무리한 휘감기 전법보다는 차분하게 전개 위주로 경주를 풀어가는 편이다. 1위에 집착하지 않고, 순위권 안착을 노리며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여준다.
세 번째 장점은 강인한 정신력이다. 생각하지 못한 변수들로 성적 기복이 큰 선수가 많은데, 김민천은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부상과 부진으로 생긴 슬럼프를 잘 극복하며 20번이나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경정에서 '꾸준함의 대명사'는 바로 김민천이다.
이서범 경정코리아 분석위원은 "김민천은 올해 한번 탄력이 붙으면 5연승을 가볍게 거둘 정도로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안쪽 코스를 배정받은 경주뿐 아니라, 바깥쪽을 배정받은 경주에서도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 위원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김민천이 올해 남은 큰 대회인 10월 쿠리하라배 특별 경정과 12월 그랑프리 경주에서 화려한 꽃을 피우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