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대 최초 5위 결정전이 열리는 가운데 이를 한 걸음 옆에서 지켜보는 이가 있다. 바로 두산 베어스다.
프로야구 KT 위즈와 SSG 랜더스는 1이 수원 KT위즈파크에서 5위 결정전을 치른다. 두 팀은 정규시즌 72승 2무 70패(승률 0.507)로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순위를 가르지 못한 탓에 추가 단판 승부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팀을 가린다.
포스트시즌 진출 목전에서 추가 체력 소모를 하게 된 두 팀은 울상이지만, 기다리는 입장인 두산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정규시즌 74승 2무 68패로 한 발 먼저 4위를 확정한 두산은 잔여 경기 일정도 여유롭게 치른 덕분에 한 발 먼저 시즌을 끝내고 선수단 재정비에 한창이다.
물론 방심은 없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일 선수단 훈련 중 취재진과 만나 "(5위 결정전 결과) 누가 올라오면 유리하고, 다른 누가 올라오면 불리하다는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상대 전적이 더 좋은 KT(12승 4패)를 선호하지 않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전적은 그렇지만, 우리 팀은 마지막 경기 때도 SSG에 어렵게 승리했다. KT 상대로도 1점 차로 이기고 했다. 누가 올라오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두산은 막판 침체된 팀 분위기를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3위가 걸린 SSG와 맞대결에서 연달아 흔들리며 최종 5위에 그쳤다. 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이어졌다. 두산은 그해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와 만났다. 에이스 곽빈을 내세웠지만, 3과 3분의 2이닝 5실점 무너졌다. 4회 일시에 5실점한 게 결정적이었고 불펜 운용도 매끄럽지 못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는 사실 시즌 마지막이 정말 힘들었다. 아쉬운 경기가 많았고, 역전패도 있었다. SSG와 마지막 경기도 정말 힘들었다"고 떠올리며 "올해는 지난주 롯데전에서야 순위가 결정났고 선수들이 없는 살림에서 정말 힘들게 해왔다.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체력적,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에서 더 나아진 것 같다. 선수들이 자신의 플레이를 충분히, 마음껏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두산의 주축 선수들은 대부분 베테랑이지만, 어린 선수들 역시 비중이 상당하다. 특히 마무리 김택연은 역대 최고의 1년 차 고졸 마무리로 활약했다. 다만 첫 가을이라는 게 변수다.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을 믿는다. 그는 "김택연은 배포가 아주 크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린 선수라고는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성숙했다"며 "본인 공을 확실히 믿고 던지는 투수다. 흔들리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본인이 컨디션 관리만 잘 하면 문제 없을 거로 본다. 시즌 좋았던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며 "5일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도 잘 회복하고 있다. 택연이가 던질 수 있는 (승리) 상황이 꼭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