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PO) 구상에 한창인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함덕주의 기용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함덕주는 스피드를 향상할 수 있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LG가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데 핵심 필승조였던 함덕주는 올 시즌 15경기에서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0에 머물렀다. 올해 1월 왼 팔꿈치 주두골 미세 골절로 수술대에 올라 예상 복귀 시점은 6월이었으나, 결국 8월 중순에 돌아왔다.
복귀 당시에도 100% 몸 상태는 아니었으나 갈 길 바쁜 팀 상황 탓에 1군에서 공을 던져야만 했다. 숙제였던 연투까지 소화하며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관건은 스피드 회복 여부다. 지난해 평균 시속 140.2㎞였던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올 시즌엔 136.4㎞/h(스탯티즈 기준)까지 떨어졌다. 염경엽 감독은 "스피드가 더 올라와야 한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0㎞/h은 나와야 된다. 그래야 체인지업의 위력도 더 살아난다"라고 말했다.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지난해 0.118에서 올 시즌 0.294로 치솟았다. 염경엽 감독은 함덕주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 감소는 줄어든 직구 구속과 연관성에서 찾는다.
염경엽 감독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28일) 함덕주의 볼 스피드로 봐선 (포스트시즌에서) 필승조로 투입하기에는 쉽지 않을 거 같다"라면서 "(기용법에 대해) 고민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LG는 지난해와 비교해 불펜이 많이 헐거워졌다. 정규시즌 믿고 기용한 필승조는 베테랑 김진성과 마무리 유영찬뿐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 투수 2명을 구원 투수로 전환해 투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정규시즌 활약이 미미했던 백승현과 김대현도 단기전에서 필승조 기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왼손 불펜 자원은 넉넉하지 않다. 함덕주의 부활이 절실한 이유다.
함덕주는 지난해 4승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4차례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했다. 큰 경기 경험도 많다. 이런 활약 덕에 시즌 종료 후 4년 총 38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에 FA 계약했다.
염경엽 감독은 "(함)덕주가 단기간에 스피드를 올릴 수 있는 훈련 중"이라며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어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함덕주는 복귀 후 본지와 인터뷰에서 "팀이 리드하는 상황을 후속 투수에게 무난하게 넘겨주는 것이 내 임무"라며 "나로 인해 팀이 지는 상황 없었으면 한다. 한 번도 실수하고 싶지 않다"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