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을 0-1로 패한 뒤 "2패로 시즌을 마친다는 게 마음 아프다"라고 말했다. WC 결정 1차전을 0-4로 패한 두산은 2차전마저 내주며 사상 첫 WC 결정전 '업셋'의 제물이 됐다.
2015년부터 도입된 WC 결정전에서 4위 팀이 탈락한 건 이번 두산이 유일하다. 그만큼 팬들의 분노도 극에 달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일부 팬들은 잠실구장을 둘러싸 "이승엽 (감독) 나가"를 외치기도 했다. 두산은 이번 WC 결정 1·2차전 도합 18이닝 무득점. 이는 KIA 타이거즈가 보유한 WC 결정전 무득점 기록(종전 14이닝)을 넘어선 불명예스러운 성적표 중 하나다.
지난해 부임한 이승엽 감독은 첫 시즌 정규시즌 5위로 WC 결정전에 올랐으나 4위 NC 다이노스에 패했다. 올해까지 2년 연속 WC 결정전에서 포스트시즌(PS) 도전이 멈췄다. 그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았다"며 "정규시즌에는 장타력으로 재미를 많이 봤는데 단기전에선 (장타가) 안 터져 힘들게 경기를 치렀다. 내년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야구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맞는 야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주전과 백업의 실력 차이가 크게 났다. 여러 생각이 드는 시즌"이라고 자평했다.
팬들에게 전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 이승엽 감독은 "너무나 죄송스럽다. 내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선수들은 정말 2월 1일부터 10월 3일까지 정말 열심히 했다"며 "선수들이 고생 많았다.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