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왕’ 김수지(동부건설)가 역대급 난코스로 세팅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우승했다. 올 시즌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뒀다.
김수지는 6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적어내며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우승했다. 단독 2위 황유민(롯데 이븐파 288타)을 2타 차로 제쳤다. 우승상금은 2억7000만원이다.
이번 대회는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 깊이가 15∼20㎝에 이르는 어려운 코스로 세팅됐다. 김수지는 올해 대회 참가자 중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했고,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특히 3라운드에서 무려 8타를 줄이면서 코스 레코드 타이를 기록, 가장 어려운 코스 세팅에서 값진 기록을 남기면서 우승 분수령을 만들었다.
김수지는 통산 6승째를 거뒀는데, 모든 우승이 8월 이후에 나와서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샷 감이 살아나는 ‘가을 여왕’으로 불린다. 6승 중 절반인 3승은 메이저 대회에서 기록했다.
마지막 날 초반 라운드만 해도 김수지의 샷은 다소 불안했다. 전반에 버디 1개 보기 3개로 2타를 잃었고, 잠시 공동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후반에 뒷심이 빛났다. 김수지는 “헤런스 픽(대회장인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가장 어렵게 세팅한 15~18번 홀을 가리킴)인 15번 홀(파4)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한 게 승부처였다”고 돌아봤다.
김수지는 14번 홀(파4)과 16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경쟁자들을 완전히 따돌렸다. 16번 홀에서는 9.5m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면서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윤이나(하이트진로)와 박민지(NH투자증권)가 나란히 1오버파 289타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김수지는 가을에 유독 강한 이유에 대해 "나도 아직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웃으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 하고, 모든 대회에 우승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임하는데 그 결과가 가을에 나오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지막 날도 쉽지 않은 라운드였고, 코스 세팅이 워낙 어려워서 마지막까지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끝까지 내 플레이를 이어나가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