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지난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6-5로 이겼다. 1차전 패배(2-3) 뒤 2연승으로 PO 진출까지 1승만 남겨놓았다.
3차전 LG 선발 최원태는 2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PS 통산 15경기에서 0승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7의 부진이 이어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전 예고한 것처럼 5선발 손주영을 투입했다. 포스트시즌(PS) 첫 등판이었지만, 손주영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사실상 선발 투수의 역할을 맡았다. 이날 3차전은 1승 1패 상황에서 열려 시리즈의 향방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손주영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첫 포스트시즌이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 포함돼 분위기를 경험한 터라 긴장보다 설렘이 더 컸다"라고 말했다.
손주영은 올 시즌 10개 구단 최고 5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총 28경기에서 9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국내 투수로는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3.66)에 이어 두 번째로 평균자책점이 좋았다. 팀 내 규정이닝을 채운 유일한 국내 투수였다. 준PO는 당초 선발 투수로 출격 예정이었으나, LG가 1차전서 패하자 염경엽 감독은 '불펜 손주영' 카드를 임시로 손에 쥐었다.
손주영은 정규시즌 막판에도 LG를 위기에서 구했다. 지난 21일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1회 초 헤드샷 퇴장을 당한 끝에 7-14로 졌다. 3위 LG와 4위 두산의 격차는 1경기로 좁혀졌다. 2차전까지 뺏긴다면 공동 3위를 허용, 분위기상 '3위 싸움'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더블헤더 2차전은 손주영의 7이닝 무실점 호투 덕에 2-0으로 이겼다. 두산과 다시 2경기 차로 벌리며 분위기를 갖고온 LG는 다음날 맞대결서도 승리, 사실상 3위를 굳혔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을 큰 경기에서도 믿고 투입할 수 있겠다"라고 기뻐했다.
준PO 3차전도 KT에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손주영은 2-2 동점이던 3회 말 2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4회부터 8회까지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손주영은 "두산과 더블헤더 2차전의 공이 조금 더 좋았던 거 같다"라며 "포스트시즌은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경기하니 그렇지도 않다. 위기 때 달아오르는 편인데 위기가 많지 않았다"라고 웃었다.
지난해까지 입단 후 7년 동안 개인 통산 2승이 전부였던 손주영은 최근 한 달 동안 값진 '2승(PS 포함)'을 추가했다. 손주영은 준PO 3차전 데일리 MVP(최우수선수)에 뽑혔따.
손주영은 '다음 등판'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길 바란다. 그는 "감독님께서 플레이오프에 가면 선발 등판한다고 하셨다.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