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무키 베츠(32)가 길었던 포스트시즌 가뭄에서 벗어났다. 전 경기 홈런을 빼앗겼던 코스로 다시 담장을 넘기며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다.
베츠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3차전 1회 초 첫 타석 좌월 홈런을 터뜨렸다. 이번 가을 첫 홈런 그리고 첫 안타다.
이날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베츠는 1번 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인 1사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마이클 킹. 올 시즌 13승 9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한 샌디에이고 에이스다.
말 그대로 벼랑 끝이었다. 베츠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최근 22타수 연속 무안타에 빠져 있었다. 2022년 NLDS 4차전부터 지난 7일 2024 NLDS 2차전까지 안타가 하나도 없었다. 오타니와 함께 팀 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베츠가 침묵하니 다저스도 이길 수 없었다. 베츠가 무안타를 치는 동안 다저스가 이긴 건 지난 6일 NLDS 1차전이 전부였다.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베츠는 7일 첫 타석에서도 왼쪽 담장 너머로 타구를 보냈다. 홈런이 됐어야 했고 선수 본인도 베이스를 돌았는데, 알고 보니 홈런이 아니었다. 샌디에이고 좌익수 쥬릭슨 프로파가 담장을 넘어 이를 잡아낸 탓이었다. 결국 베츠는 무안타 행진을 끊지 못했고, 다저스는 2-10으로 2차전을 대패했다.
설상가상 상대도 좋지 못했다. 3차전 선발 킹은 직전 등판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NLWC)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바 있었다.
베츠는 부진을 끊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적지에 도착했다. MLB닷컴 등 현지 매체들은 베츠가 휴식일인 8일 펫코파크에서 300~400번 가량 특타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노력이 통한걸까. 베츠는 첫 타석부터 홈런으로 무안타를 끊었다. 먼저 2스트라이크를 당했던 베츠는 킹이 던지는 바깥쪽 유인구를 모두 참았고,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스위퍼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다. 이번에도 왼쪽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프로파가 다시 잡아보려 달려들었지만, 이번엔 글러브를 맞고 관중석에 떨어졌다. 타구 각도 37도, 타구 속도 154㎞/h의 홈런포였다.
베츠의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은 다저스는 1-0으로 앞선 상태로 2회 초 공격까지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