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을 두고 다투는 글로벌 비철금속 1위 고려아연이 자사주와 핵심 승부처인 영풍정밀(고려아연 지분 1.85% 보유)의 공개매수가를 동반 인상하며 승률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7.2% 올린다고 11일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 수량도 기존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5.5%에서 약 17.5%로 늘렸다.
이에 앞서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측 최씨 일가 3인이 출자한 제리코파트너스도 영풍정밀의 대항 공개매수 가격을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확 키웠다.
제리코파트너스는 하나증권과 함께 KB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KB증권은 온라인 청약도 지원해 투자자 접근성을 개선했다.
영풍·MBK 연합이 촉발한 경영권 분쟁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 경쟁으로 번졌다. 최근 가격이 충분히 상한선에 도달했다고 밝힌 MBK를 향해 고려아연이 한 방을 날렸다.
현재 영풍·MBK 연합은 공개매수가로 고려아연 83만원, 영풍정밀 3만원을 각각 제시한 상태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를 시작했다가 주가가 66만원을 넘어서자 공개매수가를 75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에 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이달 2일 주당 83만원에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자 영풍·MBK 연합도 공개매수가를 83만원으로 올렸다.
MBK는 최근까지도 과열 경쟁이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최 회장 측을 압박했다.
MBK는 지난 9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고려아연 측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나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에 상관없이 고려아연·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MBK는 또 "공개매수로 우리가 얼마나 많은 주식을 취득하는가도 중요하지만, MBK에 더욱 중요한 것은 차입 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고려아연이 투명한 지배구조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시장 상황과 금융 당국의 우려를 경청해 거듭된 토론 끝에 내린 어려운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공개매수로 취득한 주식은 전량 소각해 주주 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개매수 가격과 최대 매입 물량을 확대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유통 물량 등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주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청약에 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