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단일 준플레이오프(준PO) 5경기에 모두 등판한 최초의 외국인 투수가 됐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PO 5차전 4-1로 앞선 9회 초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LG는 4-1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이번 준PO 최우수선수(MVP)로는 2차례 선발 등판에서 2승, 평균자책점 1.59를 거둔 임찬규가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67표 중 과반이 넘는 34표를 받았다.
사령탑이 꼽은 MVP는 달랐다. 염경엽 LG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헌신적인 모습으로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내 마음속의 MVP는 에르난데스"라고 말했다.
에르난데스는 기자단 투표에서 임찬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9표를 획득했다. 손주영과 신민재가 각각 7표씩 얻었다.
그는 옆에 앉아있던 준PO MVP를 바라보며 "임찬규의 활약이 대단했다. 등판할 때마다 100%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니 당연히 임찬규가 MVP로 뽑혀야 한다"라고 수상을 축하했다.
감독으로부터 인정받은 에르난데스는 이번 포스트시즌(PS)에서 LG의 '필승 카드'로 활약하고 있다. 총 5경기에 모두 등판해 7과 3분의 1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으로 2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일주일 동안 5번 마운드에 올라 총 117개의 공을 던지는 역투를 펼쳤다.
에르난데스는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단일 시즌 준PO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지금까지 2005년 SK 와이번스 위재영, 2010년 롯데 자이언츠 강영식과 두산 베어스 고창성, 2013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 2017년 NC 다이노스 원종현까지 5명이 단일 시즌 준PO 최다 5경기에 출장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로는 에르난데스가 처음이다. 외국인 투수의 단기전 불펜 활용도 보기 드문데, 시리즈 전 경기 등판은 이례적이다. 결국 에르난데스가 현장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인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이런 단기전에서는 희생해야 할 부분이 있다. 내가 동료들을 돕고 싶어서 희생을 자처했고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무리 투수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등판해야 한다. 내가 세이브 기회를 얻었다는 점은 좋은데, 그만큼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부담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LG는 13일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5전 3승제의 PO 승부를 벌인다. "PO에도 5경기에 등판할 수 있나"라는 말에, 에르난데스는 "물론이다"라고 웃었다. 이번에는 옆에 앉아 있던 임찬규가 "에르난데스의 어깨를 보호해 줘야 한다"라고 동료애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