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한 삼성 라이온즈, 같은 플레이오프(PO) 직행이지만 2021년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재현, 김영웅 등 가을야구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 주축이 됐기 때문이다. 단기전 중압감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다.
13일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만난 이재현은 처음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감정에 대해 "아직은 실감이 잘 안난다. 정규시즌에도 긴장은 항상 해서 걱정은 없지만 이날 긴장은 조금 다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영웅도 "처음 수비할 때까지는 조금 떨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내야 사령관 류지혁이 나섰다.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를 거쳐 지난해부터 삼성의 일원이 된 류지혁은 삼성에 몇 없는 한국시리즈(KS) 경험자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두산에서 4년간 KS 무대를 밟아 두 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지만 2022년엔 KIA에서도 가을야구를 경험해봤다.
시즌 막판부터 이재현과 김영웅 등 젊은 선수들이 류지혁에게 다가와 가을야구 분위기를 여러 번 물었다는 후문. 그럴 때마다 류지혁은 "재밌게 하자"라며 후배들을 다독였다고. 그는 "잘하려고 하지도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 주어진 상황만 하나하나 집중하다 보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고 당부했다.
김영웅은 "지혁이 형이 내야에서 혹시나 실수가 나와도 '셋이 웃으면서 재밌게 하자'고 말씀해 주셨다. 한 명이라도 인상 찌푸리면 (분위기는) 끝이라면서 즐기면서 하자고 강조해주셨는데 덕분에 마음이 좀 편해진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김영웅은 긴장을 풀기 위해 꾸준히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수비할 때 빠릿빠릿한 움직임, 상대 투수의 투구 코스 등을 생각하면서 잤다"고 말했다. 이재현은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면서 느낀 건, 작은 실수 하나가 시리즈 흐름을 바꾼다는 거다. 수비에 더 신경 쓰고 집중해서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한편, 삼성은 이날 김지찬(중견수)-윤정빈(우익수)-구자욱(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박병호(지명타자)-강민호(포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가을야구에 처음 나서는 김영웅과 이재현은 하위 타선에 나란히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