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26·전북 현대)가 국가대표 일원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2019년 6월 이후 무려 5년 4개월 만이다. 이승우는 13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이라크전 대비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사를 보고 나서야 이렇게 오랜만인 거 보고 많이 놀랐다”며 웃어 보였다.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유럽에서 뛰다 K리그 무대로 돌아온 이승우는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유독 대표팀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사실 이달 요르단·이라크전에 나설 10월 명단에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 다만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제외되고,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엄지성(스완지 시티)이 요르단전 부상으로 대표팀 소집에서 해제되면서 ‘대체 발탁’으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KTX 입석을 타고 부랴부랴 대표팀에 합류한 것도 갑작스러운 ‘대체 발탁’이었기 때문이다. 이승우는 “소집 전날 저녁에 소식을 들었다. 다음날(12일) 바로 아침에 기차를 타고 오는데, 티켓이 없어서 입석으로 왔다”며 “(문)선민이 형이랑 맨 뒷칸에서 캐리어에 쪼그려 앉아서 와서 팬분들이 저를 못 보신 거 같다. 조용히 왔다”고 했다.
이승우는 대표팀 훈련복을 만지며 “대표팀 유니폼도 많이 바뀌었고, 훈련이나 트레이닝하는 방법도 많이 바뀌어서 새롭다. 선수들은 그대로인데, 옷이나 스태프들, 환경적인 부분들이 많이 변한 거 같다”며 “다행히 다 봤던 선수들이어서 너무 편안하다. 다들 너무 반가워해 주고, 축하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대체 발탁’ 신분인 만큼 실제 출전 기회가 돌아갈지 여부는 미지수다. 유럽파들이 빠졌어도 여전히 대표팀 2선 경쟁은 치열하고, 동료들과 호흡 면에서도 5년 4개월의 공백이 아무래도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승우 스스로 “출전을 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이 안에서 좋은 추억들을 많이 쌓고 갔으면 좋겠다”며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 이유다.
그래도 기회만 온다면 모든 걸 쏟아부을 참이다. 그동안 애타게 기다렸던 기회인 만큼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이승우는 “특별한 곳에,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서 왔다”며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 시간만을 기다려왔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라크전은 오는 15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