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이탈한 손흥민(토트넘) 대신 임시 주장 역할을 맡아 10월 A매치 기간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끈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대표팀 내부에서 시끄럽든, 외부에서 시끄럽든 결국 분위기는 선수들이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이라크전 3-2 승리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이 생활할 때나 훈련할 때 분위기가 좋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것이 좋은 경기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최근 한국축구는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뒤 여전히 각종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홍 감독의 대표팀 선임 과정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연임 논란 등 한국축구 전반에 걸쳐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팔레스타인과의 홈경기에선 관중들의 거센 야유에 김민재가 직접 불만을 표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대표팀 안팎 상황이 어수선한 게 사실이지만,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려 노력했다는 게 김민재의 설명이다.
그는 “(10월 A매치 기간) 사실 내가 ‘주장’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대신 모든 선수가 열심히 해줬고, 많이 도와준 덕분에 생각보다 쉽게 주장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며 “임시 주장이다 보니 선수들과 형들이 많이 도와줬다. 함께 팀을 이끌어나가려고 한 거 같다”며 웃어 보였다.
새로운 파트너로서 요르단·이라크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조유민(샤르자)을 향해서는 “너무 좋은 경기력이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민재는 “(조)유민이와 선발로 안 뛴 지 오래됐지만 전에 뛰어본 경험이 있어서 어려운 건 없었다. 어떤 선수들이든 다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어 (호흡을 맞추는 데) 불편한 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팔레스타인전에서 붉은악마를 찾아가 ‘응원’을 당부하고, 이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거나 단체인사를 거부하는 등 갈등을 빚었던 김민재지만, 이날은 승리의 기념사진을 함께 촬영하며 환하게 웃었다. 실제 이날 붉은악마 등 관중들은 김민재의 바람대로 홍명보 감독이나 정몽규 회장 등을 향한 야유 대신 응원만 보냈다. 김민재는 “관중분들이 응원해 주신 덕분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홍명보호는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오현규(헹크), 이재성(마인츠05)의 연속골을 앞세워 이라크를 3-2로 꺾었다. 앞서 요르단전 2-0 승리에 이어 10월 월드컵 예선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승점 10(3승 1무)을 기록한 한국은 요르단·이라크(이상 승점 7) 등 2위권과 격차를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