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지난 3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2024~25 여자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 맞대결에서 70-56으로 이겼다. 앞서 용인 삼성생명을 누른 하나은행은 2연승을 달렸다.
김도완 하나은행 감독은 경기 전 주축 멤버들의 부상에 신음했다. ‘맏언니’ 김정은(37)이 다리 근육 부상으로 개막전부터 결장했고, 김시온과 박소희도 각각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기우였다. 이적생 진안이 21점 12리바운드를 올리며 코트를 장악했고, 이시다 유즈키도 13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2006년생 신인 포워드 정현(18·1m78㎝)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지난 8월 신인 드래프트 3순위로 하나은행 유니폼을 입은 정현은 이날 15분 8초간 코트를 누비며 8점을 올렸고, 리바운드와 스틸 2개씩을 기록했다. 언니들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었지만, 경험 많은 신한은행을 상대로 대담하게 플레이했다.
김도완 감독은 “(정현을 보면) ‘내가 잘 뽑았구나’, ‘보는 눈이 틀리지 않았구나’ 싶다”며 웃었다. 10살 많은 선배 진안도 “정현이 없었으면 이렇게 분위기를 올리지 못했을 것 같다. 겁이 없고 자신 있게 공격하더라. 신인 선수인데 나도 놀랄 만큼 잘해줬다”며 엄지를 세웠다.
2004년생 유망주 가드 고서연(20·1m72㎝)이 믿음직한 ‘슈터’로 성장한 것도 하나은행의 약진 요인 중 하나다. 고서연은 지난 1일 삼성생명전에서 3점슛 6개를 터뜨리며 팀에 첫 승을 안겼고, 신한은행을 상대로도 28분 53초간 활약하며 외곽포 두 방을 포함해 10점, 어시스트 4개를 올렸다.
개막 3경기에서 고서연이 시도한 17차례 3점슛 중 8개가 림을 갈랐다. 4일 기준 여자 프로농구 3점슛 성공률(47.1%) 3위에 자리했다. 김도완 감독은 “(고서연에게) ‘슛은 너밖에 믿을 놈이 없다. 그냥 쏘라’고 한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매번 하위권을 전전하던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창단 이래 최초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를 계기로 하나은행 분위기가 바뀌었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훈련하는 등 초반 연승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한다. 비시즌 때 훈련량을 2배 늘렸다는 김도완 감독은 “선수들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새벽에 나와서 슈팅을 던진다”며 뿌듯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