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 우승 공신인 미드필더 김정현(31)은 여전히 안면마비 증상을 겪고 있다. 그는 치료에 매진하며 K리그1 무대를 누빌 날을 고대하고 있다.
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본지와 만난 김정현은 “개인적으로 자신 있을 때 1부 리그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팀이랑 같이 올라가게 돼 너무 설렌다”며 “이제 피지컬적인거나, 개인적인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창단 이래 늘 K리그2에 머물렀던 안양은 올 시즌 경남FC와 최종전을 남겨두고 우승과 K리그1 승격을 확정했다. 안양은 2부 리그 정상에 올랐지만, 1부 리그에서는 ‘도전자’다. 김정현은 “1부에서는 무명 선수 아닌가. 어떻게 보면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더 자신이 있다”고 했다.
우승의 기쁨을 누리기까지는 고통이 따랐다. 김정현은 지난달 안면마비 증상을 겪었다. 그만큼 안양의 성적에 관한 중압감이 컸다. 그는 “얼마 전에 여자 친구랑 사진을 찍었다. 웃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양쪽 얼굴이 달랐다. 괜찮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른쪽이 잘 안 웃어져서 당황했다”며 “약은 끊었고, 지금은 신경을 안 쓰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현은 여전히 안면마비 증세로 병원에 오가고 있다.
팀의 연패 뒤 잠을 못 자서 안면마비가 온 것 같다는 김정현은 “내가 열정적으로 하는 편이다. 이겼을 때는 되게 좋은데, 졌을 때는 약간 ‘현타’도 오고 미안한 감정도 생긴다”며 “올해 개인적으로 발전하고 싶어서 계속 나를 몰아붙였다. 팀이 잘 가고 있다가 미끄러진 것과 겹쳐서 (안면마비가) 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유독 고단했던 한 시즌을 마친 김정현은 K리그1 무대를 누비며 경쟁력을 증명하길 원한다. 그는 “팀 목표를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강등을 안 당하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1부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서 국가대표 한 번은 가보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다.
안양은 드디어 악연이 있는 FC서울과 맞대결을 펼칠 수 있게 됐다. 2004년 FC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가 서울로 연고 이전하면서 안양 팬들은 팀을 잃었다. 안양으로서는 뼈아픈 역사가 있는 만큼, 서울과 대결을 무척 기다렸다.
김정현은 “서울이랑 하면 관중도 더 많이 올 것 같고, 경기장 가기 전부터 우리도 분명 (평소와)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경기에서 힘이 들어가고 의욕적으로 하다 보니 플레이가 안 나온다. 오히려 더 차분하고, 냉정하게 경기해야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