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2024 KIA 타이거즈 통합 우승의 핵심 불펜 투수였던 장현식을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다.
LG는 11일 "장현식과 4년 총 52억원에 계약했다"라고 발표했다. 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 등 전액 보장 조건이다.
목표였던 왕조 건설에 실패한 LG는 올 시즌 가장 큰 약점을 메우고자 큰 지출을 감행했다.
LG의 내부 FA는 최원태가 유일하다. 차명석 LG 단장은 최원태의 잔류 목표를 밝혔지만 "타 구단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일단 시장 상황도 봐야 한다"라고 신중한 모습을 내비쳤다. '오버페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FA 시장이 개장한 지 일주일이 다 되도록 LG와 최원태 측은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차 단장은 최원태와 FA 협상에 대해 "샐러리캡(총연봉상한제)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샐러리캡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를 제재금으로 내고, 2회 연속 초과하면 제재금(초과분 100%)은 물론 다음 연도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LG는 지난해 통합 우승으로 FA 계약 및 연봉이 증가해 샐러리캡의 부담을 안고 있다. 야구계에선 LG의 2024년 샐리리캡 초과를 유력하게 내다본다.
이런 상황에서도 LG는 물밑에서 장현식 측과 FA 협상을 진행했다. 원소속구단 KIA는 '합리적인 조건'을 내세웠고, 또 다른 지방구단도 장현식 영입전에 나섰다. 결국 LG가 장현식을 품에 안았다.
LG는 최원태의 잔류보다 올 시즌 내내 아쉬움을 남긴 불펜 보강을 더 중요하게 내다본 셈이다. 샐러리캡 제도로 쓸 수 있는 금액은 한정적인 상황에서 우선 순위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장현식과 계약 여부가 결정나야 다음 전략을 짤 수 있다.
LG는 2021~23년 불펜 평균자책점 1위였으나 올 시즌엔 5.21로 6위에 머물렀다. 고우석(미국) 이정용(입대) 함덕주(수술)의 이탈로 염경엽 감독은 시즌 내내 불펜 운영에 골머리를 앓았다. 베테랑 김진성과 마무리 유영찬으로 버텼다. 정규시즌 3위로 진출한 포스트시즌(PS)에서는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을 불펜 투수로 전환하는 고육지책을 썼다. 2024년 LG 불펜의 현주소였다.
LG는 외부 FA 시장으로 눈을 돌려 전력 보강을 꾀했다. 장현식의 영입은 내년 시즌 우승 재도전 의지로 풀이된다.
장현식은 2021년 홀드왕 출신으로 통산 437경기에서 32승 36패 91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75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KIA의 우승을 이끌었다. 1995년생으로 젊은 나이도 플러스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