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NPB) 대표 에이스 구리 아렌(33·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는 '구리가 지난 시즌 중 취득한 해외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할 것으로 11일 밝혀졌다'라고 12일 전했다. 구리는 지난 2021년 11월 히로시마 구단과 3년 총액 6억5000만엔(59억원·금액 추정)에 잔류 FA 계약을 했다. 올해로 계약이 만료돼 거취에 관심이 쏠렸는데 히로시마 잔류는 물론 MLB 진출까지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있다. 시즌 종료 후 그는 "나이를 고려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마음이 굳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구리는 3년 계약의 2년 차인 지난해 7월, 해외 FA 권리를 따냈다. 당시 미국에 거주하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MLB 도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구리는 150㎞/h에 이르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 컷 패스트볼, 너클 커브, 체인지업, 포크, 투심 패스트볼 등을 다양하게 섞는다. 데뷔 초반 제구가 약점이었으나 프로 경력을 쌓으면서 개선됐다. 모리시타 마사토·도코다 히로키 등과 함께 히로시마 핵심 선발 자원으로 분류된다.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구리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까지 줄곧 히로시마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으로 통산 NPB 성적은 71승 67패 평균자책점 3.49. 올 시즌에는 23경기에 등판, 7승 10패 평균자책점 3.21(131과 3분의 2이닝)을 기록했다.
레전드 구로다 히로키의 뒤를 잇는 히로시마 에이스로 2021시즌 NPB 센트럴리그 공동 다승왕(13승), 2023시즌에는 NPB 이닝 소화 1위(174와 3분의 1이닝)에 오르기도 했다. 2017년부터 8년 연속 100이닝 이상, 최근 5년 연속 130이닝 이상 책임질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다.
스포츠호치는 '일본과 미국 각 구단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전했다. NPB는 현재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마린스)의 MLB 도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 구리까지 해외 진출을 선언하면 이번 겨울 이적시장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