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수원 KT 가드 박지원(26·1m91㎝)은 더 이상 슛 기회에서 주저하지 않는다. “슛을 안 쏘는 것이 더 잘못된 플레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프로 4년 차 가드 박지원은 군 복무를 마친 뒤 올 시즌 다시 KT 유니폼을 입었다. KT에는 허훈이라는 스타 가드가 있지만, 그의 부상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출전 시간이 늘었다. 올 시즌 5경기서 평균 27분을 뛰며 10.0점 3.0리바운드 4.0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2.4개의 스틸도 더했다. 표본은 적지만, 대부분의 지표에서 커리어하이다.
박지원은 11일(한국시간) 마카오 스튜디오 시티 이벤트 센터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2라운드부터 뛰었다. 동료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내가 힘들면 안 된다. 멘털적으로 마인드를 잡고 있다”며 “(허)훈이 형이 많이 쉬지 못할 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담이 많이 됐지만, 못하면 내가 책임져야 한다.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지원은 ‘슛이 없는 선수’라는 수식어를 지우고자 한다. 그는 “슛 약점을 없애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슛이 좋은 동기, 후임들에게 물어보며 배우려고 했다. 아직 조금 아쉽긴 하다. 기록적인 것보단, 슛 없는 이미지를 떠나 찬스에서 잘 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금도 주춤거릴 수 있다. 하지만 슛을 안 쏘는 것이 더 아닌 것 같다. (공이) 빠지더라도, 내 손에서 빠지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장신 가드인 그는 최근 팀 속공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리바운드를 잘하는 선수는 많을수록 좋다. 나도 속공을 좋아하고, 내 손에서 패스가 나갈 때 좋은 패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리바운드다. 많이 잡아, 빠른 공격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은 전역 후 등번호를 9번으로 변경했다. 이전까진 5번을 달았다. 그는 “초등학교 코치님이 ‘농구 잘하는 사람은 9번’이라고 해서 9번을 좋아했다. 대학 때도 9번이었다. 그런데 입단 때 9번은 김영환 코치님이었다. 그 당시엔 말할 수 없었다. 남은 5번을 했던 건데, 최진광 선수가 5번을 원했다. 기분 좋게 5번을 주고, 9번을 달았다”라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