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안양 정관장 최승태 코치가 혀를 내둘렀다. 허리 통증으로 자리를 잠시 비운 김상식 감독 대신 임시 지휘봉을 잡아 팀을 이끌고 있는데, 감독이라는 자리가 주는 중압감이 너무도 크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중압감을 이겨내고 최승태 코치는 임시 감독 역할 3경기 만에 귀중한 첫 승을 이끌었다.
정관장은 15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고양 소노를 79-78로 제압했다. 최근 2연패 늪에 빠졌던 정관장은 3경기 만에 흐름을 끊어내고 귀중한 승전고를 울렸다. 소노는 11연패 수렁에 빠졌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날 1쿼터에만 이정현에게만 17점을 허용하는 등 정관장은 전반 한때 16점 차까지 밀렸다. 그러나 2쿼터 중반 이후부터 조금씩 격차를 좁히기 시작하더니, 후반 대역전극에 성공하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최승태 코치는 “최근 안 좋은 분위기와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2연패를 했다. 오늘도 졌다면 진짜 안 좋게 떨어질 뻔했다”며 “그 그림을 선수들이 하나가 돼서 바꿔줬다. 좋은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서 선수들한테 너무 고맙다”고 했다.
전반 흔들린 경기력에도 차근차근 따라가자는 주문이 통했다. 최 코치는 “전반 루즈볼 싸움이나 공격 리바운드에서 밀렸다. 안일한 턴오버도 처음부터 너무 많이 나왔다”며 “40분 승부이기 때문에 충분히 나올 수는 있는 실수들이다. 이게 길어지면 게임은 우리가 가져올 수 없다. 그런 걸 줄여가면서 한 스텝씩 쫓아가자고 했다. 선수들이 2쿼터 중반부터 하나가 돼서 제 역할들을 수행해 줬다. 그때부터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고 있는 그는 체감하고 있는 임시 감독 역할에 대해선 혀를 내둘렀다. 최 코치는 “이미 첫 게임을 할 때부터 10개 구단 감독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 직함이 보통 자리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지금도 똑같다”며 “다른 말로 표현을 못 하겠다. 어느 누구보다 힘들고, 고민도 많은 자리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요즘”이라고 했다.
이날 4쿼터에만 3점슛 3개 포함 팀 13득점 중 11점을 책임진 정효근에 대해선 “게임 타임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 텐데 개의치 않고 열심히 준비해 줬다. 요즘 자유투 이슈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는데 이를 잘 극복하고 오늘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칭찬했다. 변준형에 대해선 “마지막에 (이)정현이랑 자존심 싸움도 해주고 이겨내줬다. 공격적인 부분은 금방 올라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믿음을 보냈다.
소노를 꺾은 정관장은 7승 11패로 공동 6위 원주 DB·창원 LG(이상 7승 10패)와 격차를 0.5게임 차로 좁혔다. 정관장은 오는 19일 오후 7시 DB 원정길에 올라 2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