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지혜로운 변혁을 의미하는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 30대 중반을 넘어선 1989년생 뱀띠 스포츠 선수들은 더 좋은 기운을 보여줄 전망이다.
프로야구에선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 베테랑 트리오가 꼽힌다. 1989년생 나성범·김선빈·김태군 얘기다.
2023·2024시즌 모두 부상 탓에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나성범은 '완주'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타선에 포진하는 것만으로 상대 배터리와 수비진에 부담을 주는 선수다. 2022년 12월 KIA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한 뒤 아직 30홈런과 100타점 시즌을 만들지 못했다. 나성범에겐 내구성과 함께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스타 김선빈은 지난 시즌 타율 부문 8위(0.329)에 올랐고, 홈런 커리어 하이(9개)를 해냈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선수까지 차지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2024년. 좋은 기운을 이어가는 충분해 보인다. 다가올 시즌, KIA의 2연패 그리고 김혜성에게 98표 차이로 밀려 받지 못한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쥐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김태군도 중요한 1년을 앞두고 있다. 2024 한국시리즈에서 만루홈런을 치는 등 맹활약하며 '우승 포수'로 남았지만, 정규시즌에는 신예 한준수와 안방 지분을 양분한 게 사실이다. 팀 차원에서 포수진 리빌딩을 바라고 있는 점도 그에게 변수가 될 수 있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형종도 재도약을 노린다. 그는 키움과 FA 계약한 첫해(2023) 부진했고, 지난해는 초반부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4월 중순 자신이 친 타구에 발등에 맞아 석 달 넘게 공백기를 보냈다. 다시 복귀한 뒤에도 부진한 뒤 결국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과욕을 다스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이형종에게 2025년은 그야말로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야 할 한 해다.
한화 이글스 주전 포수 최재훈도 1989년생이다. FA 계약 세 번째 시즌을 앞둔 그의 가장 큰 목표는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될 것 같다. 그는 지난달 류현진 등 팀 선·후배들과 겨울 바다에 입수,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을 향한 열망을 드러낸 바 있다.
SSG 랜더스 한유섬은 홈런 24개, 장타율 0.453를 기록했지만, 새로 도입한 ABS에 고전하며 타율은 0.235에 그쳤다. 2025년 SSG와 자신의 도약이 절실하다. 다른 1989년생 롯데 내야수 노진혁도 프로 무대 입성 뒤 가장 중요한 해를 맞이했다. 그는 롯데 이적 첫 시즌(2023) 타율 0.257·4홈런에 그쳤고, 2024시즌은 부진 탓에 박승욱에게 자리를 빼앗기며 2군을 전전했다. 오명을 씻어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