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에 머리를 맞은 다저스 바비 밀러. 사진=MLB닷컴 캡처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투수가 170㎞/h 총알 타구에 머리를 맞았다. 김혜성의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 입단에 영향을 미친 선수였다.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시카고 컵스와 2025 MLB 시범경기를 치렀다. 김혜성도 두 타석을 소화한 가운데, 다저스는 4-12로 패했다.
주전급 선수들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차원에 불과하지만, 개막 로스터 진입을 장담할 수 없는 이들에겐 '생존'이 걸려 있는 게 시범경기다. 다저스는 이날 큰 출혈이 생겼다. 팀 마운드 선발 기대주 바비 밀러가 타구에 맞아 쓰러졌기 때문이다.
밀러는 다저스가 3-0으로 앞서 있던 3회 초, 무사 2루 상황에서 컵스 타자 마이클 부시를 상대했는데, 4구째 변화구를 통타당했다. 공이 그대로 밀어의 머리를 강타하고 말았다. 부시가 출루를 하다가 멈칫거릴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보였다.
타구 속도는 무려 105.5마일(169.78㎞/h)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밀러는 스스로 일어나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의식과 상태를 확인하는 트레이너에게 농담을 하기도 했다. 경기 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밀러가 뇌진탕 증세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러는 2020년 1라운드에 다저스 지명을 받은 특급 기대주다. 2023시즌 22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으로 보였지만, 다저스가 외부에서 선발 투수를 거듭 영입한 탓에 2024시즌은 13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평균자책점도 8.52로 치솟았다. 결국 트리플A로 강등됐다.
올 시즌 밀러의 자리 경쟁은 더 험난하다. 다저스는 스토브리그에서 양대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 일본 프로야구(NPB) 최고의 재능 사사키 로키를 영입했다. 오타니 쇼헤이도 투수 복귀를 준비 중이다. 타일러 글래스노우, 야마모토 요시노부, 토니 곤솔린, 클레이튼 커쇼, 더스틴 메이 등 기존 선발 투수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타구에 너무 위험한 부위를 맞았다.
밀러는 국내 야구팬에 익숙한 선수다. 지난해 3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 시리즈' 참가를 위해 방한했고, 스페셜 매치였던 3월 18일 팀 코리아(KBO리그 올스타)와의 경기에 등판했다. 당시 밀러는 0-1로 지고 있던 3회 초, 김혜성을 157㎞/h 강속구를 뿌렸지만, 타구 속도 163.5㎞/h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인상적인 타격을 보여준 김혜성은 로버츠 감독뿐 아니라 현 에이전시이자 오타니의 에이전시 CAA 스포츠를 사로잡아 계약을 하고 다저스까지 입성했다.
그런 인연이 있는 밀러가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는 부상을 당해 국내 MLB팬들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