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이 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서울SK와 대구한국가스공사의 경기에서 정성우의 수비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프로농구 SK가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뒀다. 최우수선수(MVP)를 두고 행복한 집안 경쟁이 한창이다. SK는 지난 9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89-69로 승리해 우승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SK의 국내 선수 MVP 유력 후보는 김선형(37)과 안영준(30)이다.
김선형은 9일 경기에서 22점을 몰아치며 통산 8000득점(역대 11번째) 고지를 밟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가드인 김선형은 지난 시즌엔 부상과 아시안게임 출전 후유증으로 부진했다.
그는 올 시즌 평균 13.5점 3.2리바운드 4.6어시스트 1.5스틸로 살아났다. 전희철 SK 감독은 "김선형과 오세근의 몸 상태만 좋아져도 팀 전력이 최소 10~20% 올라갈 거로 기대했다. 올해는 두 사람이 몸을 제대로 만들고 뛰면서 자연스럽게 팀 전력도 올라왔다"고 기뻐했다.
안영준이 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서울SK와 대구한국가스공사의 경기에서 워니의 슛을 어시스트하며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후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1m96㎝의 장신 포워드 안영준은 9일 한국가스공사전에서 11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국내 선수가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건 2022년 함지훈(울산 현대모비스) 이후 3년 만이다. 안영준은 SK의 만능 열쇠로 불린다. 그는 올 시즌 평균 14.5점 6리바운드 2.7어시스트 1.5스틸로 활약 중이다. 지난 시즌 46.9%였던 2점 성공률이 57.6%로 급상승했다. 높이를 살려 리바운드를 해내는 건 물론 볼 핸들링도 가능하다.
안영준은 트리플더블로 자신의 가치를 재확인했다. 김선형이 "영준이가 이렇게 (패스) 시야가 좋은지 몰랐다.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지 않겠나"라고 칭찬하자 그는 "오늘은 내 눈이 뒤통수에 달렸던 것 같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사진=KBL 제공 MVP 집안 싸움에 대해 전희철 감독은 "노 코멘트다. 한 번도 '누가 낫다'와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그는 MVP 투표에 표를 던지는 취재진을 향해 김선형과 안영준 모두 타팀 선수들에 비해 개인 기록 이상으로 공헌도가 크다고 강조했다.
SK에는 리그 득점 1위(경기당 평균 23.7점) 자밀 워니가 있다. 득점 등 개인 기록이 워니에게 쏠리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공격 기록에서 손해를 보는 부분도 분명 있다.
전희철 감독은 "기록이 다른 팀 선수들보다 조금 떨어질 수도 있지만, 농구는 팀플레이다. 개인 기록만으로 상을 준다면 선수들이 기록을 좇고, 팀워크가 우선이라는 마음가짐이 깨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