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 SSG 랜더스전 11회 초 타석에서 적시타를 치며 롯데 자이언츠의 3-2 승리, 시즌 첫 승을 이끈 손호영(31)은 김태형 감독의 조언 덕분으로 공을 돌렸다.
영민한 사회 생활일까. 실제로 김태형 감독은 특유의 무심한 조언을 전했다. 26일 SSG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손호영의 발언에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며 "워낙 덤비는 스타일이니까, (그 상황에서도) 그럴 거 같아서 '덤비자 말라'라고 했다"고 말했다.
롯데는 2-1로 앞선 9회 말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중월 동점 솔로홈런을 맞고 연장 승부를 해야 했다. 하지만 11회 초 선두 타자 윤동희가 내야 안타를 친 뒤 야수 송구 실책에 2루를 밟았고, 후속 타자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하며 재역전 기회를 잡았다. 손호영이 나선 건 이 상황이었다.
최소 희생플라이라도 쳐야 하는 상황.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이 시범경기 내내 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봤고, 외야 플라이를 의식에 너무 공격적으로 나설 것 같아서 그의 타격 지향점을 조정해줬다. 내야진이 전진 수비를 했을 때는 히팅 포인트, 스윙 타이밍을 조금 늦제 잡고 짧게 스윙을 해야 하는 게 정석이라면서.
실제로 손호영은 뜬공이 아닌 투수와 내야수들을 뚫는 중전 안타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는 11회 말 무사 1루에서 나선 박진이 실점 없이 리드를 지켜냈다.
김태형 감독은 항상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시즌 중반, 한창 타격감이 좋았던 윤동희가 높은 코스 변화구로 강타를 치려고 기다리다가 팀 배팅에 소홀했을 때도 따끔한 조언을 했다.
25일 SSG전에서 7번 타자로 나섰던 손호영은 26일에는 3번에 배치됐다. 김태형 감독은 자신의 조언을 잘 이행한 손호영을 전진 배치하며 믿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