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이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역전 홈런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LG 제공 LG 트윈스 주전 포수 박동원(35)의 존재감이 엄청나다.
올해 LG는 정규시즌 개막 후 단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구단 창단 후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7연승)을 넘어 시즌 초반 압도적인 질주를 달리는 데 박동원의 영향력이 크다. 14일 현재 2위 SSG 랜더스에 4경기 앞선 1위(14승 3패)에 올라 있다.
박동원은 14일 현재 타율 0.327 3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0.450)과 장타율(0.571)을 합한 OPS는 1.021에 이른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1.069)에 이어 KBO리그에서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국내 선수 중 1위. IS 포토.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박동원은 천금 같은 한방을 터뜨렸다. 1-2로 끌려가던 7회 2사 1·2루에서 최지강의 초구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비거리 120m짜리 역전 3점 홈런을 날렸다. 염경엽 LG 감독이 5회 심판의 판정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퇴장당한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집은 한방이었다.
자칫 이 경기를 내줬다면 상승세의 팀 분위기가 확 가라앉을 수 있었지만, 박동원이 LG를 구해냈다. 염경엽 감독은 "전체적으로 끌려가는 경기였는데, (박)동원이의 3점 홈런으로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IS 포토 박동원의 존재감은 마스크를 쓸 때 더욱 빛나고 있다. LG는 13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2.68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올해 LG 선발진에는 새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와 5선발 송승기까지 새 얼굴이 두 명이나 있다. 손주영도 지난해 풀 타임 시즌을 처음 치른 신예 투수. 그러나 LG 마운드는 박동원의 노련한 리드 덕분에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호투한 투수들은 한결같이 "박동원의 리드대로 던졌다. 덕분에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개인 통산 1300경기 이상 출전한 박동원은 투수의 컨디션과 상대 타자의 장단점을 고려해 리드를 달리한다. 투수가 흔들리는 기미가 보이면 흐름을 끊고 마운드를 방문하는 요령도 뛰어나다. 27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화 와 LG 경기. LG가 2-1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투수 김강률과 포수 박동원이 손을 맞잡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5.03.27. 박동원은 지난 두 시즌 리그 포수 중 가장 긴 이닝 동안 마스크를 썼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박동원의 체력을 안배해 주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백업 포수 이주헌이 5선발 송승기가 등판할 때 선발로 나서고 있다. 입단 4년 차 이주헌은 지난해까지 1군에 통산 3경기만 출전했을 만큼 경험이 부족하다. 여전히 박동원에 대한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다.
박동원은 "우리 팀 타자들 공격력이 워낙 좋아 점수가 많이 난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팀은 완벽에 가깝다"라고 흡족해했다. 그는 또 "투수의 컨디션이 좋으니 야수진의 수비 시간도 적다. 투수에게 사인을 낼 때 '안타를 맞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투수와 야수를 믿고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