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전략이 적중했다. 삼성이 빠른 발로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를 괴롭혔다. 감보아는 KBO리그 데뷔전에서 조기강판됐다.
감보아는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4⅔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최고 구속은 155㎞/h까지 찍혔다.
감보아는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롯데에 합류한 선수다. 1m85㎝, 92㎏의 왼손 투수인 감보아를 두고, 구단은 "높은 타점에서 구사하는 평균 151㎞/h 강속구가 장점이다. 왼손 투수로서 빠른 구속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KBO에서 좋은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평가했다"라고 전했다.
롯데 감보아. 롯데 제공
팀이 기대한 모습을 감보아는 퓨처스(2군)리그에서 보여줬다. 감보아는 지난 21일 퓨처스(2군)리그 삼성 라이온즈 2군과의 경기에서 3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4사구는 없었고, 탈삼진은 4개였다. 이날 40개의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 비중이 77.5%(31개)로 높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까지 나왔다.
마침 감보아의 KBO리그 데뷔전도 삼성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군에서 감보아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날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감보아의 구위가 좋다는 보고를 (2군에서)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감독은 "내부적으로 약점을 찾으려고 했다. 젊은 선수들을 많이 뛰게 하는 방향으로 공략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삼성의 전략은 적중했다. 이날 감보아는 삼성의 빠른 발에 고전하면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감보아는 1회 최고 154㎞/h의 직구로 삼성 타선을 돌려 세우며 기선제압했다. 까다로운 선두타자 김지찬을 4구 삼진으로 잡아낸 감보아는 1사 후 이재현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리그 타율 1위(0.339) 김성윤과 리그 홈런 1위(20홈런) 르윈 디아즈를 각각 삼진과 땅볼로 잡아내며 순조롭게 데뷔전을 시작했다.
삼성 제공
하지만 감보아는 2회에 무너졌다. 1사 후 강민호에게 안타를 허용한 감보아는 류지혁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2아웃까지 잘 만들었으나, 이후 박승규에게 안타를 맞은 뒤 이성규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를 허용했다.
그리고 이어진 김지찬과의 승부, 김지찬을 2구 만에 투수 앞 땅볼로 돌려 세우는 듯 했으나, 타구가 애매했다. 감보아가 앞으로 달려나와 1루에 송구했으나, 김지찬의 발이 빨랐다. 1루 송구와 포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3루주자 류지혁과 2루주자 박승규가 차례로 홈을 밟았다. 0-2.
롯데가 우려했고 삼성이 기대한 '빠른 발'로 실점한 감보아는 급격히 흔들렸다. 이재현과 승부에서 8구 볼넷을 내주며 다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홈 스틸에 성공한 이성규. 삼성 제공.
이어진 김성윤과의 승부에선 삼중도루까지 허용했다. 왼손 투수인 감보아가 3루를 등지고 와인드업을 위해 잠시 허리를 숙인 사이, 루상의 모든 주자가 도루를 시도했다. 3루주자 이성규의 홈 스틸을 허무하게 내준 감보아는 2루주자 김지찬의 3루 도루도 뒤늦게 알아차리고 3루에 송구했으나 이마저도 늦었다. KBO리그 9번째 트리플스틸의 희생양이 됐다.
허무하게 점수를 내준 감보아는 132㎞/h 커브를 땅에 꽂으면서 폭투까지 기록, 추가 실점을 내줬다.
감보아는 3회 말 2사 후 강민호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추가 진루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 말도 삼자범퇴로 넘겼다. 하지만 5회 말 다시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김성윤의 빠른 발에 내야 수비가 흔들리면서 2루 진루를 허용했고, 디아즈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이후 김영웅을 삼진 처리했지만, 감보아는 여기까지였다. 김강현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강현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감보아의 추가 자책점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