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스피돔에서 선수들이 결승선을 앞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선수는 경주 내내 유리한 위치를 지켜야 한다. 특히 젖히기(마지막 바퀴 1~3코너 구간에서 앞 선수 또는 선두 선수들을 넘어서는 경주 전개)나 추입(후미 그룹에서 힘을 아껴 따라가다가 경기 후반부나 직선 주로에서 강하게 앞으로 나가 추월하는 주법) 전법을 주로 구사하는 선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다른 선수의 자리를 빼앗아야 하는 '마크' 전략을 잘 구사해야 한다. 몸싸움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마크 전문가들 경륜을 대표하는 '몸 싸움꾼'으로도 통한다.
20기 이전 베테랑 중에서는 황승호(19기·S1·서울 개인) 박용범(18기·S2·김해B) 박일호(10기·A2·구미)가 대표 마크형 선수다. 그중에서도 단연 박일호는 '마크의 교과서'로 불린다. 그는 부드러우면서도 간결한 동작으로 상대 선수를 밀어내고, 방어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몸싸움 시도가 잦지만, 자신이나 상대 선수가 낙차 하는 빈도가 적다.
황승호.
황승호와 박용범도 탁월한 자전거 조종술과 막판 결정력이 뛰어나다. 황승호는 다른 선수의 마크 시도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박용범은 좋은 체격(1m80㎝·96㎏)에서 뿜어져는 가속력이 위력적이다.
20기 이후 젊은 선수 중에서는 박진영(24기·S1·창원 상남) 성낙송(21기·S1·창원 상남) 이재림(25기·S1·신사) 최종근(20기·S1·미원)이 마크 전략을 잘 활용한다.
창원 상남 '쌍두마차' 박진영과 성낙송은 매우 적은 동작과 부드러운 자전거 조종술로 순식간에 상대를 제치는 기술을 보유한 선수들이다. 특히 박진형은 팀 선배 성낙송의 장점을 잘 흡수해 더욱 좋은 기량을 선보이며 최근 두각을 보이고 있다. 막판 결정력이 매우 뛰어나 성적도 좋다.
이재림과 최종근은 일 대 일 승부에도 능하지만, 시야가 넓어 여러 선수와 상대해도 밀리지 않는다. 이런 장점을 유감없이 선보였던 경주가 지난달 23일 금요일 열린 KCYCLE 스타전 예선전 13경주였다. 신은섭(18기·S1·동서울) 임유섭(27기·S1·수성) 인치환(17기·SS·김포) 김관희(23기·S1·세종) 등 강자들이 출전한 이 경주에서 최종근과 이재림이 각각 추입과 젖히기로 1착과 2착을 해냈다. 박진영은 마크로 3위를 차지했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이 경주에서 쌍승식은 109.5배, 삼쌍승식은 293.3배를 기록했다
마크 전략 구사 빈도와 성공률이 선수들의 성적 차이를 만들고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관중들은 자신이 선택한 선수가 그 어떤 불리한 상황이나 강한 상대를 마주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고도의 순발력과 조종술, 투지 등을 총동원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열광하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스포츠가 경륜에서의 마크 전략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