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첫 시즌 안정적인 2루수 수비를 뽐내고 있는 김혜성. [AF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을 소화 중인 김혜성(26·LA 다저스)의 '2루수 수비'가 기대 이상이다.
김혜성은 지난 7일(한국시간)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에서 환상적인 호수비를 2개나 펼쳤다. 선발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0-0으로 맞선 1회 초 2사 1·2루에서 크리스티안 워커의 중전 안타성 땅볼 타구를 잡아내 1루로 러닝 스로했다. 스텝부터 캐치, 스로까지 흠잡을 곳 없는 매끄러운 플레이로 이닝을 종료했다.
2회 초에도 수비 실력을 뽐냈다. 이번엔 선두타자 야이너 디아스의 중전 안타성 땅볼 타구를 잡아내 점프 러닝 스로로 연결했다. 워커의 타구보다 유격수 방향으로 치우쳐 처리하기 좀 더 까다로웠지만 물 흐르는 듯한 아크로바틱한 동작으로 마무리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디아스의 기대타율(xBA, Expected Batting Average)은 무려 0.410. 사실상 안타성 타구를 잡아낸 거나 마찬가지였다. 현지 중계진은 "아름다운 플레이"라며 놀라워했다.
LOS ANGELES, CALIFORNIA - JULY 01: Hyeseong Kim #6 of the Los Angeles Dodgers throws out Kyle Teel #8 of the Chicago White Sox during the seventh inning at Dodger Stadium on July 01, 2025 in Los Angeles, California. Harry How/Getty Images/AFP (Photo by Harry How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2025-07-02 13:59:14/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혜성의 2루 수비 안정감은 기록에서 확인된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7일 기준으로 김혜성의 2루수 수비 DRS(Defensive Run Save)는 4이다. DRS는 수비로 평균적인 야수보다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수비력이 좋다는 의미다. 김혜성의 기록은 2루수로 최소 100이닝 이상 소화한 MLB 전체 67명의 선수 중 상위 14위에 해당한다. 2015년 아메리칸리그(A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 호세 알투베(휴스턴·DRS -5) 올스타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DRS -4) 괴물 유망주 잭슨 할러데이(볼티모어 오리올스·DRS -5) 등이 고전하는 것과 상반된다.
김혜성의 기록이 더욱 의미 있는 건 그의 신분도 한몫한다. 김혜성은 팀 상황에 따라 2루수와 유격수, 중견수 등을 맡는다.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멀티 플레이어로 한 포지션에 고정되지 않으니 컨디션 조절이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번뜩이는 수비 능력으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신뢰를 쌓고 있다.
LOS ANGELES, CALIFORNIA - MAY 13: Hyeseong Kim #6 of the Los Angeles Dodgers during infield practice before the game against the Athletics at Dodger Stadium on May 13, 2025 in Los Angeles, California. Harry How/Getty Images/AFP (Photo by Harry How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2025-05-14 08:30:42/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일본에서 열린 개막 시리즈(3월 18~19일, 시카고 컵스 2연전) 때 김혜성을 데리고 가지 않았던 게 옳았던 거 같다. 당시 로버츠 감독이 (미국에 남아) 바뀐 타격 폼이나 수비 경험을 쌓는 게 좋다는 얘길 했는데 확실히 그 효과가 있다"며 "경기 샘플이 쌓이면 수치는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출전 시간을 관리받으니, 체력적으로 100% 상태 아닐까 싶다. 프로에 들어온 뒤 이 정도의 휴식을 하면서 경기 출전을 병행하는 게 흔치 않았을 텐데 좋은 효과가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재우 위원은 "(7일 나온 러닝 스로는)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미국에서 (쟁쟁한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눈으로 보는 게 있고 훈련 때 직접 해보면서 자신감도 올라갈 거"라면서 "기초가 더 단단해졌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