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7연승에 실패했다. 불펜 소모를 줄인 점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패전조로 나선 김강현(30)과 윤성빈(26)은 제 몫을 했다.
롯데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홈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4-9로 패했다. 선발 투수 알렉 감보아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은 2-2 동점이었던 5회 말 주전 포수 유강남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안타를 치며 앞서갔다. 하지만 팀 불펜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홍민기가 6회 초 6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 1개밖에 잡지 못하고 3피안타 4실점을 기록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롯데는 지난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6연승을 거두며 시즌 54승(3무 42패)을 쌓고 승패 차이를 플러스 12승까지 쌓았다. 하지만 이날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특히 6회 초 역전을 허용하는 과정에서는 주자를 3루에 두고 내야 땅볼 2개를 유도했지만, 내야진의 송구가 반 박자씩 늦어 실점을 허용했다. 야수진은 정석대로 했고, 포구와 송구 모두 나쁘지 않았다.
패했지만, 불펜 소모는 줄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6회 초 4점을 내준 상황에서 우완 김강현을 내세웠다. 그는 좌타자 상대 원 포인트 릴리버 임무를 수행하며 팀 내 최다 등판(56)을 기록한 좌완 정현수와 함께 롯데 불펜진에서 가장 궂은일을 하는 투수다. 그는 추격조와 패전조 임무를 모두 수행하며 자주 1과 3분의 1이닝 이상 소화했다.
30일 NC전도 마찬가지였다. 김강현은 홍민기가 내야 땅볼을 유도하고도 야수 선택이 아웃카운트로 연결되지 않으며 흔들리고 있었던 6회 초 마운드에 올랐고, 이우성에겐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김휘집과 박민우를 연달아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7회 천재환과 김형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최원준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으며 1과 3분의 2이닝 투구를 해냈다. 추격 사정권에서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버텼고, 이닝도 많이 지웠다.
후반기 등판 기회가 자주 나지 않았던 '우완 파이어볼러' 윤성빈도 임무를 완수했다. 롯데가 4-7, 3점 차로 지고 있었던 8회 초 등판한 그는 오영수에게 안타, 최정원에게 볼넷을 내주고 폭투까지 범하며 무사 2·3루에 놓였지만, 이우성을 3루 땅볼 처리하고 김휘집을 내야 뜬공, 홍종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이닝을 지웠다.
윤성빈은 최고 158㎞/h 강속구를 뿌린다. 하지만 여전히 영점이 흔들린다. 김태형 감독은 그의 제구력이 안정될 수 있도록 1군에서 실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비록 7연승은 해내지 못했지만, 윤성빈이 경험치를 쌓은 건 수확이다. 롯데는 같은 목적으로 2년 넘게 1군 무대에서 뛰지 못하고 전반기 막판 복귀한 좌완 심재민을 9회 초 마운드에 올렸지만, 그는 3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분위기가 넘어간 경기에서 투수 소모를 줄이고, 등판이 필요했던 투수들이 나설 수 있었던 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