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필승조. 왼쪽부터 최준용, 홍민기, 정철원, 김원중. 사진=롯데 자이언츠, IS포토 롯데 자이언츠가 필승조의 힘으로 역전 발판을 만들었다.
롯데는 지난 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주말 3연전 2차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1-2, 1점 리드를 내준 채 맞이한 9회 초 공격에서 베테랑 듀오 전준우와 김민성이 각각 동점·역전 적시타를 친 뒤 리드를 지켜냈다. 롯데는 1일 1차전 0-2 석패를 설욕하며 올 시즌 56승(3무 44패)째를 기록하며 리그 3위를 지켰다. 2위 LG 트윈스와의 승차는 3경기, 4위 SSG 랜더스와는 5경기다.
이날 롯데 승리 주역은 역시 역전을 이끈 전준우와 김민성이다. 하지만 5와 3분의 2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싸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든 선발 투수 나균안, 이후 3과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낸 필승조 투수들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나균안이 6회 말 1사 뒤 볼넷, 2사 뒤 3루수 송구 실책으로 1·3루 위기에 놓이자, 키움 대타 고영우를 막기 위해 좌완 셋업맨 홍민기를 투입했다. 그는 초구 151㎞/h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7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권혁빈과 주성원을 각각 뜬공과 삼진 처리한 홍민기는 송성문에게 볼넷을 내줬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우타자 임지열과의 승부에서 김태형 감독은 우완 셋업맨 최준용을 투입했고, 그가 유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진을 처리하며 롯데는 다시 위기를 넘겼다. 최준용은 8회도 최주환과 루벤 카디네스를 각각 삼진과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박주홍의 타석에서 다른 셋업맨 정철원을 투입해 다시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롯데는 1-2, 1점 지고 있던 상황에서 맞이한 9회 초 공격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 주승우로부터 선두 타자 고승민이 사구, 손호영이 희생번트, 윤동희가 볼넷을 얻어내며 1사 1·2루를 만들었고 유강남의 타석에서 전준우를 투입했다. 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1·2일 키움전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타석에 섰고 깔끔한 중전 안타로 2-2 동점을 이끌었다. 후속 김동혁의 대타로 나선 다른 베테랑 김민성 역시 주승우를 무너뜨리는 적시타를 쳤다.
롯데는 3-2로 역전한 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투입했고, 그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내며 승리했다. 김원중은 시즌 29세이브.
롯데는 후반기부터 기존 필승조 3명(김원중·최준용·정철원)에 홍민기가 가세하며 불펜 투수 운영이 수월해졌다. 한 선수가 고전해도 바로 다른 투수를 투입할 수 있었고, 각각 심신을 회복할 수 있는 여유도 커졌다.
지난달 25일 부산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선발 투수 터커 데이비슨에 이어 필승조 투수 4명이 모두 등판해 자책점 없이 임무를 완수하며 롯데의 7-4 승리를 이끈 바 있다. 7월 29일 부산 NC 다이노스전 역시 1번(홍민기) 2번(최준용) 주자는 흔들렸지만 결국 네 선수로 리드를 지켜냈다. 롯데가 '필승조 쿼드러플' 구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