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 경기. 삼성 투수 임창민이 8회 등판 역투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5.03.30.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엔트리에 변화를 주지 않았던 삼성 라이온즈가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를 앞두고 명단을 변경했다. 투수를 빼고 야수를 넣었다. 무슨 심산일까.
삼성은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PO 1차전을 치른다.
정규시즌을 4위로 통과한 삼성은 5위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WC·2선승제)에서 2승 1패를 거두고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 진출했다. 이어진 3위 SSG 랜더스와의 준PO에선 3승 1패를 기록하며 업셋에 성공했다.
WC를 마치고 준PO에 진출했을 땐 엔트리에 변동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PO를 앞두고는 한 명을 바꿨다. 지난 시리즈에서 등판하지 못했던 투수 임창민이 빠지고 내야수 양우현이 PO 엔트리에 합류한 것이다.
16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삼성과 LG 경기. 삼성 투수 양창섭이 6회 등판 역투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5.04.16.삼성 이재익. 삼성 제공
삼성은 지난 시리즈에서 불펜 소모가 적었다. 선발들이 제 역할을 다 한 덕분이다. 아리엘 후라도-원태인-최원태-헤르손 가라비토 4선발로 이어지는 삼성 선발은 6경기(WC 2경기·준PO 4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6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불펜 투수들은 총 6명(선발 자원 제외). 출전한 불펜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가 준PO 4경기에서 모두 나온 마무리 김재윤(4이닝)이고, WC 1차전과 준PO 2~4차전 4경기에 나온 배찬승이 3이닝을 소화하며 그 뒤를 이었다. 이호성도 2⅔이닝만 소화했다. 이번에 제외된 임창민을 비롯해 롱릴리프 투수 양창섭과 이재익은 출전하지도 못했다. 체력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올 시즌 가을 마운드를 밟지 못한 세 투수의 이번 정규시즌 한화전 상대 전적을 보면, 임창민이 1경기 ⅔이닝 3실점, 양창섭이 3경기 6⅓이닝 2실점(1자책), 이재익이 2경기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후반기 9월 이후의 성적까지 고려한다면, 5경기 12이닝 무실점한 양창섭과 4경기 5⅓이닝 1실점한 이재익이 더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한 듯으로 보인다. 이호성, 배찬승, 김재윤 등 가을 필승조도 컨디션이 좋다는 점도 호재다.
삼성 양우현. 삼성 제공
다만 반대로 선발진의 체력이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6경기를 통해 선발 투수들의 '가을 볼배합'과 로케이션, 구속 등이 대부분 파악된 상태다. 중압감 심한 PS에서 긴 이닝을 소화한 선발 투수들의 체력도 관건이다. 더군다나 1, 2차전 선발 가라비토와 최원태는 준PO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거뒀지만, QS '상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1, 2차전에서 자칫 불펜 소모가 많아진다면 이번 엔트리 변동이 삼성에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엔트리에 처음 등장한 내야수 양우현은 올 시즌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8, 3안타, 4타점을 기록한 좌타 내야수 자원이다. 타율은 비교적 저조하고 한화전에서도 3경기에 나와 1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지난 8월 22일과 2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이틀 연속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면서 승부사 기질을 증명한 바 있다. 2루와 3루 수비도 가능해 백업으로서도 용이하다.
삼성의 엔트리 변동은 과연 시리즈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삼성의 가을 마운드가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