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시상식 참석한 신태용 감독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신태용 전 울산HD 감독이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5.12.1 ondol@yna.co.kr/2025-12-01 15:11:26/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가까스로 강등을 면한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가 시즌 종료 후 팀 불화설이 더 뜨거워져 축구팬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울산은 지난달 30일 제주 SK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0-1로 지고도 9위 경쟁을 하던 수원FC가 같은 날 경기에서 광주FC에 패한 덕분에 극적으로 9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시즌 우승팀 울산은 강등권 추락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9위는 승강제 도입 뒤 울산의 역대 최하 성적이다.
울산 수비수 정승현은 제주전 직후 인터뷰에서 신태용 전 감독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신 전 감독 시절 선수단과 감독의 불화로 분위기가 어수선했다면서 "선수들이 축구에만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게 올시즌 성적 부진의 이유였다는 것이다.
이에 신태용 전 울산 감독은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 전에 이뤄진 인터뷰에서 “만약 폭언했다면 감독 더 이상 안 한다”라고 반박했다.
신태용 전 감독은 지난 8월 부진에 빠진 울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특급 소방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65일 만에 경질됐다. 신 전 감독은 울산 재임 기간 리그 8경기 1승 3무 4패를 기록했다.
1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 K리그1 2025 33라운드서 쐐기 PK 골을 넣은 뒤 골프 세리머니를 펼치는 울산 이청용. 사진=울산 계약 해지 과정엔 잡음이 일었다. 신태용 전 감독은 해임 후 일부 매체를 통해 자신이 울산에서 ‘바지 감독’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선수단 항명’ 등 사건이 있었기에 울산 선수들을 통제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울산의 베테랑 이청용이 10월 18일 광주FC와의 33라운드 홈경기에서 득점 후 골프 스윙 세리머니를 펼치며 신태용 전 감독을 도발했다. 신 전 감독이 재임 시절 팀 원정 버스에 골프가방을 싣고 다닌다는 폭로가 나와 시끌시끌했던 것을 겨냥한 세리머니였다.
울산 수비수 정승현이 30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를 마친 뒤 선수단을 대표해 팬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여기에 정승현의 발언이 불화설 논란에 불씨를 또 지폈다. 그는 “(신태용 전 감독의 행동은) 요즘 시대와 맞지 않고, 받은 사람 입장에서 폭행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며 “나뿐 아니라 많은 선수가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정승현이 자신의 애제자임을 강조하며 “왜 그런 인터뷰를 한 건지 모르겠다. 내가 직접 물어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훈련 첫날 선수를 폭행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오랜만에 만나 반가움을 표현한 게 다였다. (그 행동이) 정승현 선수에게 과했고,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전에 말했듯, 나는 폭언을 하지 않았다. 있었다면 나는 감독을 안 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축구팬 여론은 양쪽에 모두 냉소적이다. 신태용 전 감독이 제대로 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도 팀 내부 불화를 폭로한 게 경솔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지난달 30일 홈 경기를 지켜본 울산 서포터들은 최악의 성적을 낸 울산 선수들이 감독 탓을 하며 폭로전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응원하기 보다는 "잔류 '당한' 선수들이 왜 당당한지 모르겠다. 창피한줄 알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울산은 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마감하게 돼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구단과 선수단 모두는 이 뼈아픈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시즌 중간 2번의 감독 교체는 전적으로 구단의 결정이었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라운드 위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 뛰어준 선수단과 지도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시스템 보완에 만전을 기해,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