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미도가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사연을 그린 작품. 오는 2월 4일 개봉.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5.12.19/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에서 배우 박지훈이 불러일으킨 ‘단종 신드롬’이 극장가를 점령한 가운데, 그 뜨거운 열기 뒤에는 극의 감정적 중심을 잡아준 배우 전미도가 있었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왕사남’은 1457년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유해진)와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 이홍위(박지훈)의 이야기를 그린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사남’은 전날 12만 449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관객수는 1372만 2159명이다. 개봉 31일째였던 지난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국내 개봉 영화 중 34번째, 한국 영화 중 25번째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다.
사진제공=쇼박스 작품의 폭발적인 흥행에는 단종을 연기한 박지훈의 섬세한 열연이 큰 역할을 했지만, 그 서사를 더욱 깊고 애틋하게 만든 인물은 전미도가 연기한 궁녀 매화다.
매화는 단종의 유배길을 끝까지 함께하는 인물로, 역사 속 실존 인물은 아니지만 단종을 따랐던 여러 궁녀의 모습을 하나로 압축해 탄생한 캐릭터다.
사진제공=쇼박스 전미도는 단종을 향한 매화의 연민과 충심을 절제된 감정으로 풀어냈다. 광천골에서 식사를 거부하는 단종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장면에서는 누이이자 어머니 같은 시선으로 인물을 그려내며 서사를 끌어올렸다. 가족 하나 없는 어린 왕의 고독을 함께 짊어진 듯한 그의 연기는 관객의 감정 몰입을 극대화한다.
특히 영화 말미, 단종이 매화에게 남긴 편지 속 “내가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부터 그대는 나와 함께 했다. 그대는 나의 벗이요. 누이요. 어머니였다”라는 대사는 대표적인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 장면을 통해 매화라는 인물이 단순한 삶의 조력자가 아닌, 단종의 삶을 지탱한 정서적 기반이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진제공=쇼박스 전미도는 ‘왕사남’을 위해 궁녀 역할에 맞는 궁중 예절 교육까지 받으며 캐릭터에 공을 들였다. 이번 작품은 그의 첫 사극이자 첫 상업 영화다. 그는 장항준 감독이 건넨 ‘왕사남’ 대본을 보고, 비록 작은 역할일지라도 작품 자체의 힘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전미도는 ‘왕사남’의 흥행에 대해 일간스포츠에 “영화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신 관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전미도는 연극과 드라마를 오가며 20년간 필모그래피를 차근히 쌓아왔다. 그리고 ‘왕사남’을 통해 그 내공을 대중적으로 증명해냈다. 첫 상업 영화이자 첫 사극 도전작으로 단숨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며, 스크린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분석이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전미도가 연기한 매화는 서사를 전면에서 이끄는 인물은 아니지만, 감정의 결을 채우고 이야기의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며 “특히 전미도는 단종을 바라보는 시선에 담긴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의 연기가 있었기에 관객들이 단종의 고통을 더욱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