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시간) 마이너리그 트리플A행을 통보받은 김혜성의 시범경기 타격 모습. [AP=연합뉴스]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김혜성(27·LA 다저스) 앞에 가시밭길이 펼쳐졌다.
김혜성은 지난 23일(한국시간) 마이너리그 트리플A행을 통보받았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407(27타수 11안타)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2년 연속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는 실패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MLB) 도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는 5월 4일 콜업돼 데뷔전을 치렀다.
이번 다저스의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김혜성의 대체 선수 때문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을 트리플A로 보내는 대신, 유망주 알렉스 프리랜드(25)를 선택했다. 프리랜드의 시범경기 타율은 0.111(45타수 5안타)로 최소 30타수 이상 소화한 다저스 16명의 타자 중 최하위. 출루율(0.300)과 장타율(0.222)을 합한 OPS도 0.522에 머문다.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김혜성이 프리랜드를 압도했지만, 개막전 로스터의 영광은 결국 프리랜드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수비를 소화 중인 김혜성의 모습. [AP=연합뉴스]
MLB 전문가인 송재우 티빙 해설위원은 "쉽게 말해 다저스가 김혜성을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할 만큼의 전력으로 보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김혜성으로선 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리랜드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지명된 내야 자원이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16홈런 82타점을 기록한 뒤 빅리그 데뷔까지 이뤘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선정한 2026시즌 다저스 유망주 랭킹에선 8위로 뽑혔다. 다만 '괴물 유망주'가 즐비한 다저스 팀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큰 선수는 아니었다. 송 위원은 "대부분 구단은 시범경기 성적이 부진한 유망주는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낸다. 빅리그에서 경기를 못 뛰는 것보다, 마이너리그에서 경기를 소화하며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점에서 다저스는 정반대로 결정했다"고 꼬집었다.
2026시즌 개막전 로스터 경쟁에서 김혜성을 밀어낸 알렉스 프리랜드의 수비 모습. [AFP=연합뉴스]
MLB닷컴에 따르면 다저스는 프리랜드의 선구안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 프리랜드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볼넷 13개(삼진 11개)를 골라냈다. 다만 지난해 빅리그 71경기를 소화한 김혜성을 밀어낼 정도인지는 의문이 남는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마이너리그행은) 가슴 아픈 결정"이라고 말했다.
다저스의 높은 주전 경쟁은 김혜성의 위험 요소였다. 다저스는 포지션마다 확실한 주전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도 적지 않다. MLB 첫 시즌지난해 김혜성은 대수비와 대주자로 출전 기회를 어렵게 늘렸다. 송재우 위원은 "김혜성은 이제 프리랜드가 계속 부진하거나 다른 선수가 다치는 상황을 기다려야 한다"며 "처음 다저스에 갔을 때도 (경쟁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더 만만치 않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