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티티팡팡’ 캡처 tvN 스토리·E채널 ‘내 새끼의 연애2’에 출연 중인 코미디언 이성미의 딸 조은별을 향한 응원이 뜨겁다. 마치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처럼 “은별아 행복해야 한다”는 과몰입러들이 등장했다. 조은별의 인기는 단순히 ‘이성미 딸’이라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연애 프로그램, 일명 ‘연프’를 즐겨보는 대중의 소구 포인트를 정확히 가지고 있어서다.
‘내 새끼의 연애2’(이하 ‘내연애2’)는 윤민수, 이문식, 신태용, 박남정, 이성미 등 연예인 2세가 출연해 사랑을 쟁취하는 연애 예능이다. 그중 이성미의 딸 조은별은 강아지상 외모가 매력적인 출연자로,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다. 그래서 방송 초반, 다른 출연자들과 섣불리 친해지지 못하고 겉돈다. 여기서 조은별이 자극하는 보호 본능의 실체는 사실 심리적 투사에 가깝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이를 ‘결핍의 공유’로 풀이했다. 곽 교수는 일간스포츠에 “화려한 출연진 사이에서 주저하고 겉도는 모습은 시청자로 하여금 과거 혹은 현재의 ‘사회적 통증’을 환기시킨다”며 “완벽해 보이는 이들보다 어딘가 서툰 인물에게 마음이 쏠리는 ‘언더독 효과’가 작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신데렐라 서사’까지 가지고 있다면 ‘과몰입’에 금상첨화다. 신데렐라 서사는 동화 속 신데렐라처럼 주목받지 못하던 인물이 기회를 통해 점차 선택받고 중심으로 떠오르는 이야기 구조를 뜻한다. 조은별 역시 초반에는 남성 출연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축구감독 신태용의 아들 신재혁과 배우 이문식의 아들 이재승에게 호감을 사며 인기녀로 떠올랐다.
사진=유튜브 채널 ‘샾잉’ ‘디글’ 캡처 이런 성장형, 결핍형 서사는 연애 프로그램에서 시청자의 몰입을 끌어올리는 필승 구조다. 때로는 제작진의 편집을 통해 의도적으로 연출되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티빙 ‘환승연애’ 시리즈의 성해은(시즌2)과 곽민경(시즌4)이다. 이들은 재회와 새로운 만남 사이에서 갈등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전 연인의 변심을 무력하게 지켜보며 눈물을 쏟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내연애2’의 조은별이 보여준 사회적 서투름과는 결이 다르지만, 사랑 앞에서 약자가 된 이들의 모습은 대중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성해은은 뒤늦게 투입된 ‘메기남’ 정현규와 최종 커플이 되며, 고난 끝에 보상을 얻는 ‘신데렐라 서사’를 완성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서사의 주인공들은 지독할 만큼 ‘한 놈’만 팬다. ‘환연2’ 성해은은 정규민을, ‘환연4’ 곽민경은 조유식만을 바라봤다. 16일 기준 최종회만을 앞둔 ‘내연애2’ 조은별 역시 마찬가지다. 신재혁이 자신을 2순위로 선택한 것에 미안함을 드러내자 오히려 “그럴 수 있다”며 다독였고, 전 농구선수 우지원 딸 우서윤의 등장으로 삼각 구도가 형성된 이후에도 끝까지 신재혁 곁을 지키고 있다.
사진=‘tvN 스토리’ 유튜브 채널 캡처 곽 교수는 이러한 ‘일편단심’이 만들어내는 서사에 대중이 열광하려면 ‘기대치의 반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모두에게 선망받는 완벽한 이들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은 당연하게 느껴질 뿐 아니라 때로는 상대적 박탈감을 주기도 한다”며 “반면 서툰 인물이 한 사람을 향해 묵묵히 감정을 쌓아가다 예상치 못한 반전을 보여줄 때 대중은 훨씬 강한 친밀감과 편안함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잘나가는 사람의 성공은 기대치 안에 있어 무덤덤하지만, 소외됐던 인물이 보여주는 반전은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파괴력을 가진다”며 “뻔한 전개를 깨부수는 이들의 즉흥적이고 자연스러운 서사가 시청자들에게 ‘나보다 더 서툰 사람도 해낼 수 있다’는 위로와 함께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