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촌장엔터테인먼트TV ‘나는 솔로’, ‘나솔사계’ 등을 히트시킨 남규홍 PD의 새 연애 IP ‘계약결혼’이 베일을 벗었다. 제한적인 시청 환경에도 첫 방송부터 ‘계약결혼’을 함께 즐기려는 시청자들이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에 모이는 등 기존 IP가 쌓아온 탄탄한 팬덤을 확인시켰다.
지난 28일 첫 방송한 ‘계약결혼’은 정말 프로그램 제목처럼 남녀 출연진이 계약서에 적힌 조항을 지켜나가면서 가상의 결혼생활을 꾸려가는 예능이다. 다대다 소개팅이었던 ‘나는 솔로’, ‘나솔사계’와 달리 ‘계약결혼’은 일대일 만남에 집중한다.
1회에서는 ‘나는 솔로’ 16기 상철(82년생)과 28기 영숙(84년생)이 첫 계약결혼 상대로 출연했다. 두 사람 모두 방송 당시 화제를 모았던 인물로, 돌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상철은 부산 출신으로 초등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이민했고, 현재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서 공급망 분석가로 근무 중이다. 자녀는 없으며 결혼생활은 약 3년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영숙은 두 자녀를 두고 있으며 직업은 간호사다.
‘나는 솔로’를 통해 인지도와 서사를 쌓고, 스핀오프 ‘나솔사계’에서 다양한 기수의 출연자들이 한데 모여 사랑을 찾게 하더니 이제는 아예 ‘결혼’으로 판을 키웠다. 남규홍 PD만의 연애 예능 세계가 한층 넓어진 셈이다. 이날 방송에서 영숙은 상철이 거주 중인 미국 시애틀로 향했고, 자라온 환경도 자녀 유무도 다른 두 사람은 ‘계약서’에 사인하며 부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사진=유튜브 채널 촌장엔터테인먼트TV 계약 조건은 꽤나 구체적이고 파격적이다. 결혼생활은 현재 남편 혹은 아내가 사는 집에서 하기(단 특별한 경우 제3의 장소도 가능), 계약 기간은 정하지 않고 일방이 떠나는 순간 종료, 결혼생활 경비는 집으로 들어온 여자(남자)가 부담, 지급된 경비의 20% 이내는 저축하고 비상시에만 사용 가능하며 계약 해지 시 남은 돈은 반반 분배, 부부는 한 지붕 아래 같은 방에서 자기 등 총 10개의 조항에 동의해야 한다.
‘계약결혼’은 두 출연자의 결혼생활에 집중하는 만큼 ‘나는 솔로’, ‘나솔사계’에 비해 비교적 심심할 수 있다. 대신 한 차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화제의 인물을 한데 모아 시청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구도를 만들고, ‘한 방에서 자기’ 같은 파격적인 조항으로 ‘도파민’도 적절하게 도포해놨다.
하지만 남 PD가 꾸준히 지적받아온 ‘출연자 보호’ 문제는 이번에도 여전하다. 보통 다른 연애 프로그램의 경우 일반인 출연진의 클립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댓글창을 막아두기도 하지만, 남 PD 사전에 댓글창 막아두기란 없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출연자의 말과 행동을 두고 자유롭게 갑론을박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활짝 열어두는 편이다.
출연자 입장에서는 다소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이만한 화제성 제조기도 없다. 시청자들은 한데 모여 출연자의 마음을 분석하고, 비판도 하고, 칭찬도 하면서 방송이 끝난 뒤에도 이야기를 이어간다. ‘나는 솔로’가 오랜 시간 높은 화제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다.
실제로 ‘계약결혼’은 ‘나는 솔로’, ‘나솔사계’처럼 글로벌 OTT 넷플릭스와의 계약으로 국내 OTT 플랫폼에서는 실시간 스트리밍이 불가능하다. 심지어 방영 채널인 KBS조이와 MBC에브리원의 온라인 실시간 보기도 제한된 상태다. 오로지 TV 본방송으로만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첫 방송 시청률은 두 채널 합산 평균 1.3%, 분당 최고 1.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지상파는 물론 주요 케이블 채널과 비교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KBS조이와 MBC에브리원에서 1%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사진=방송 캡처 더 흥미로운 건 ‘본방’을 볼 수 없게 되자 시청자들이 알아서 살길을 찾았다는 점이다. 첫 방송 당일 실시간 스트리밍이 막히자 답답했던 시청자들은 ‘계약결혼’ 콘텐츠를 리뷰하는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에 한데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나는 솔로’와 ‘나솔사계’를 거치며 시청자들이 남규홍표 연애 예능의 맛에 단단히 길들여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나는 솔로’에서 쌓은 출연자의 서사를 ‘나솔사계’로 재활용하고, 이제는 ‘계약결혼’으로 세계관까지 확장한 남규홍 PD. 새 IP의 첫발은 일단 시청자들을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