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이 5일 잠실 LG전 승리 후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이형석 기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23)이 지긋지긋한 '잠실구장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김도영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3-4로 끌려가던 9회 초 2사 1, 2루에서 극적인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그는 마무리 고우석의 시속 154.5km 몸쪽 직구를 받아쳤다. 발사각 42.7도의 큰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는 103.3m. 김도영은 샘 힐리어드(KT 위즈·41홈런)를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42개)를 탈환했다. 경기 뒤 김도영은 "올 시즌 42개의 홈런 중 가장 최고였다"라면서 "살짝 비껴 맞아서 홈런을 직감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KIA 김도영이 5일 잠실 LG전 9회 초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린 카스트로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김도영은 '잠실 징크스'도 시원하게 날려보냈다.
전날까지 김도영은 잠실구장 14경기에서 타율 0.188 3홈런 8타점으로 부진했다. 전국 9개 구장에서 기록한 가장 낮은 타율이다. 프로 입단 후 지난해까지 성적 역시 31경기에서 타율 0.281 4홈런 18타점으로 신통치 않았다. 잠실구장 통산 OPS(출루율+장타율)는 0.789로 통산 기록(0.956)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김도영도 "잠실구장에서 성적이 나쁜 편이었다"라며 "이상하게 여기(잠실구장)만 오면 결과가 안 좋았다. 여지 없이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돌아봤다.
김도영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을 마치고 팀에 복귀한 뒤 치른 KT 위즈와 광주 홈 3연전에서는 13타수 6안타(홈런 1개, 3루타 1개, 2루타 2개)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잠실로 옮긴 3~4일 LG전에서는 볼넷 4개를 얻었지만 6타수 무안타로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5일 경기에서도 4번째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김도영은 "제가 못해도 팀이 이기니까 '내가 못 쳐야 하나'라고 생각했다. 오늘 경기에선 계속 끌려가다 보니 '찬스가 한 번만 오라'고 기대했다. '오늘 욕 한 번 다 먹어보자'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웃었다.
김도영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홈런이다. 이범호 감독도 "김도영이 왜 슈퍼 스타인지 보여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KIA 김도영이 5일 잠실 LG전 9회 초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1982년 7월 개장해 LG와 두산 베어스가 홈으로 사용 중인 잠실야구장은 올 시즌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KIA는 올 시즌 정규시즌 잠실구장에서 일정을 마쳤지만, 포스트시즌(PS)에서 LG 또는 두산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LG가 4위, 두산이 5위에 자리하고 있다.
김도영이 한층 가벼워질 발걸음으로 PS 때 잠실구장을 다시 밟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구장이 올 시즌을 끝으로 문을 닫아 속 시원한 심정이겠다'는 말에 그는 "오늘 경기 전만 해도 그랬다. 마지막에 나한테 이런 (짜릿한 홈런) 선물을 줘서 정말 고맙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