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결단식에서 선수단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목표는 금메달."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안게임(APG)에 나서는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당찬 금빛 각오를 밝혔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6일 오후 이천선수촌에서 기자회견과 결단식을 열고 선수단의 선전을 다짐했다.
아이치·나고야 APG는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7일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이즈시 일원에서 분산 개최된다. 한국은 18개 전 종목에 357명의 선수단(선수 214명, 경기임원 104명, 본부임원 39명)을 파견해 금메달 21개 이상, 종합 순위 6위 수성을 목표로 잡았다.
6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기자회견에서 태권도 주정훈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조정훈.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한국은 지난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30개, 은메달 33개, 동메달 40개를 수확하며 중국, 이란, 일본, 우즈베키스탄 등에 이어 종합 4위에 올랐다. 당시 금메달 목표치(39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종합 4위라는 순위 목표는 달성해냈다.
하지만 이번 대회 목표치는 다소 낮아졌다. 18개 전 종목이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만 치러지면서, 그간 한국의 메달밭 역할을 해온 론볼과 바둑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축 선수들의 고령화와 세대교체 지연,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가파른 성장세까지 겹쳤다. 대형 선수촌 대신 종목별로 17개 호텔에 흩어져 묵어야 하는 열악한 현지 여건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안팎의 우려가 적지 않지만, 결단식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선수들의 각오는 단단했다.
6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기자회견에서 사격 조정두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2024 파리 패럴림피겡서 금메달을 목에 건 조정두.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지난 9월 열린 장애인사격 세계선수권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2관왕에 오른 조정두(39)는 금빛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변수만 없다면 메달은 다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오는 11월에 태어날 둘째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로 금메달을 걸어줄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장애인 태권도 간판이자 지난 2022 항저우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주정훈(32)은 “최근 훈련에서 고등학생 선수들과 겨루며 많이 맞기도 했지만, ‘내일은 어떻게든 이겨야겠다’는 도전 의식이 다시 끓어올랐다”며 “어느 순간 체력이 떨어져 조금 내려놓았던 적도 있었지만, 함께 훈련하는 10여 살 어린 동생들에게 ‘본받을 게 없는 형’으로 비치고 싶지 않아 끝까지 지지 않으려고 버텼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경기장을 찾는 어머니와 형 앞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6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기자회견에서 보치아 최예진-문우영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6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보치아 선수단이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치아 대표 최예진(35)의 어머니이자 20년 가까이 조력자로 호흡을 맞춰온 문우영(64) 파트너는 “나이가 들다 보니 이제는 조금 더 젊고 좋은 지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에 이번 대회를 마지막이라 여기고 준비했다”며 “지난 대회의 아쉬움을 털고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라스트 게임’을 치르고 싶다”고 전했다. 어깨 석회성 건염 수술을 딛고 돌아온 최예진 역시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항저우 때 못 딴 금메달을 꼭 따겠다”고 화답했다.
앞선 아시안게임 남자 1600m 계주에 출전했던 육상 장민호(29)는 이번 APG 무대까지 밟는다.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진행형 시각장애(망막색소변성증)로 시력이 30% 남짓 남은 그는 “고된 훈련을 마치면 안압이 올라 시야가 흐려지고 일상생활도 힘들지만, 그 고통을 이겨내고 나면 경기 자체가 두렵지 않고 즐겁다”며 “시력에 부담이 가더라도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육상이다. 출발선에 설 때마다 최고 기록을 목표로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6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기자회견에서 육상 장민호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28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미즈호 공원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X400m 계주 예선. 대한민국 장민호가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비 전사' 휠체어펜싱의 권효경(25)은 항저우 대회의 아쉬움을 털고 다시 한번 칼끝을 겨눈다. 권효경은 “항저우 때는 마음을 무겁게 먹고 가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는데, 이번에는 마음을 가볍게 비우고 가려 한다”며 “이번 대회에선 언니들과 함께 즐기면서 꼭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탁구 간판 윤지유(26)는 “항저우에 이은 2연패를 달성해 2028 LA 패럴림픽을 향해 한 걸음 더 성장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힘줘 말했고, 배드민턴 박해성(29) 역시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준 부모님을 떠올리며 후회 없는 도전을 약속했다.
한편 대한장애인체육회는 17개 분산 숙소에 종목담당관을 전진 배치하고 전문 물리치료 지원과 현장 이동식 한식 부식 대책을 가동해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각자의 사연을 품은 214명의 태극전사들은 오는 10일부터 경기 일정에 맞춰 차례로 나고야 현지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