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국민의힘이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영화 ‘암살자(들)’ 개막작 선정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국민의힘은 6일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 영화 ‘암살자(들)’ 개막작 선정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발송했다.
국민의힘 의원 109명은 이날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제레미 추아 집행위원장에게 “싱가포르국제영화제가 영화 ‘암살자(들)’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그 결정을 즉각 재고해 주실 것을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9명 전원의 뜻을 모아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암살자(들)’은 실제 사건을 소재로 당시 권력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특히 피해자의 배우자인 박정희 대통령이 사건과 관련돼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대한민국 국민 정서에 크게 반하는 역사 왜곡을 하고 있다”며 “예술적 상상력과 창작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다룬 작품이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리고,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에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결합한다면 이는 창작의 자유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암살자(들)’을 둘러싼 문제는 더 이상 영화에 대한 단순한 호불호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사회의 갈등과 영화계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대한민국 현대사가 생소한 해외 관객에게 ‘암살자(들)’이 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이라는 권위와 함께 소개된다면, 대한민국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부정적인 영향이 세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암살자(들)’은 오는 21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샌즈 시어터에서 열리는 제37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6일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측에 따르면 ‘암살자(들)’의 상영 티켓은 모두 판매된 상태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제29회 광복절 경축식 생중계 도중 육영수 여사가 저격당한 역사적 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작품이다.
당시 수사당국은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으나, 영화는 또 다른 인물의 개입 가능성을 가설로 제시한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작품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당시 권력 기간 등이 배후에 있는 것처럼 암시한다며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반면 영화적 상상력은 자유 영역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맞서면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암살자(들)’ 측은 지난달 28일 공식 입장을 통해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라며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